약속의 무서움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가끔 고속도로에서 폭풍질주를 하는 운전자들의 심정을 상상할 수 있다. 운전자는 질주에서 오는 생명의 위협도 잊은 채 시선은 정면과 시계만 번갈아 볼 것이다. 발은 자동차 연료비를 따질 겨를 없이 연신 가속페달을 거세게 밟아 댈 것이다. 머리엔 ‘30분만 일찍 나섰더라면’하고 늦은 후회로 가득할 것이다. 불광불급(不狂不及)시대에 성공을 먼저 거머쥐기 위해 질주하는 우리의 모습과 흡사하지 않은가?

바야흐로 ‘속도’를 빼곤 지식정보 사회를 논할 수 없는 시대다. 길가는 꼬마들도 “빠름~ 빠름~빠름~”을 흥얼거리며 엄마 손을 잡고 거닐고 있다. 앨빈 토플러는 이미 1970년대 초반에 “지구촌은 강자와 약자 대신 빠른 자와 느린 자로 구분될 것이다. 빠른 자는 승리하고 느린 자는 패배한다.”고 예견했다. 실제로 일주일이 늦으면 가격이 1% 하락한다는 '1week 1point 룰'은 이미 IT업계의 생존논리로 통하고 있다.

지난 8월에 열린 한국경영학회에서는 한국의 스피드 경영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디자인의 거장인 피터 슈라이어 역시 ‘오너 스피드 경영이 한국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H사는 5개월 만에 결재시간을 54시간에서 8시간 이내로 대폭 줄였다고 한다. 또한 J사 사장은 "스마트시대에는 스피드가 성패를 좌우한다."며 '스피드 경영' 강조했다. 기업 일선에서 일어나고 있는 ‘속도’경쟁은 소리 없는 무한질주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무한질주의 역효과를 우려한 탓일까? 혜민 스님의 에세이『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발간 후 판매량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멈춤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계속 질주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전문가는 지난 60여 년간 고도 성장기를 통해 멈춘다는 것은 패배의 동의어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질주를 해야 성공을 거머쥘 수 있다는 착각 때문이라 말한다.
세상이 천지개벽해도 바뀔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인간의 목숨은 하나라는 것이다. 단 한 번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어야 한다. 달릴 땐 달리고, 속도를 낮출 땐 낮추고, 멈출 땐 멈출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는 현대인의 삶은 앞만 보고 달리는 <쉼표 없는 인생>이라 생각한다. 하나밖에 없는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넌다는데 변수로 가득한 인생길은 더 많이 그리고 깊이 멈춰야 되지 않을까?

운전도 출발 전 멈춰서 방향과 거리를 알고 핸들을 잡으면 누구나 성공적인 베스트 드라이버가 될 수 있다. 양궁에서 활시위를 당긴 후 호흡을 멈추고 과녁을 주시하는 짧은 시간이 명중을 결정한다고 한다. 인생도 매한가지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비전이다. 혹시 지금 속도를 내고 있는가? 그렇다면 잠시 멈출 수 있는 용기를 내보아라. 그래야 당신이 가는 길이 옳은지 그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명확한 비전이 100점 인생을 만들기 때문이다. 당신의 비전은 멈춰야 보인다. 
ⓒ박주광20121203
기업 교육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으로 정평이 나있다. 연간 수백 회에 달하는 강의를 진행하는 교육 전문가이다.
현재는 ‘개인과 조직의 1% 성장’ 을 모토로 하는 교육훈련 전문기관 ‘Success Partner’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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