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부동산,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할 시기일까?

일본♠ 1993년 일본

 

1993년 여름, 제가 대학을 다닐 때였습니다.

일본대학과의 교류동아리의 주선으로 10일간 일본 큐슈지방으로 홈스테이 체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의 첫 번째 해외여행이었죠.

 

당시 제가 머물렀던 곳은 대학생 자녀를 둔 키타조노라는 이름을 가지신 평범한 50대 후반 아저씨, 아줌마의 집이었습니다. 전형적인 일본의 가정집을 경험할 수 있었던 저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었죠.

 

하루는 주변지역의 관광 명소를 데려다 주셨는데, 돌아오는 길에 차를 돌려 어딘가를 들르셨습니다. 그곳은 빈터에 밧줄로 구획을 구분해놓은 넓은 나대지였습니다.

 

키타조노 아저씨와 아줌마는 차에서 내려 어딘가를 찾으시더니 저에게 “김군, 여기가 우리가 몇 년 전에 사놓은 땅이야. 개발이 잠시 중단되었지만 다시 개발되기 시작하면 여기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를 거야. 지금은 대출받은 것 때문에 힘들지만 큰 수확을 거두려면 참고 인내해야겠지? 우리의 앞날을 축복해줘.” 하시더군요. 저는 마음씨 좋은 두 분의 앞날을 진심으로 축복해 주었답니다.

 

키타조노 아저씨, 아줌마뿐만 아니라 저 역시 개발은 다시 시작될 거고 잠시 시련은 있었지만 결국 부동산 불패신화는 영원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었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때가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일본의 장기 불황이 이미 진행 중이었던 1993년 여름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일본의 부동산 버블은 이미 1990년 초부터 붕괴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동안의 급격한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조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정부나 전문가들도 머지않아 일본 경제는 정상을 회복하고 부동산도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했으니까요.

 

하지만 일본에서의 부동산 상승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았으며 그 후 마음씨 좋았던 키타조노 아저씨네의 꿈도 이루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 2015년 대한민국

 

얼마 전 뉴스를 보니 ‘부동산중개수수료 인하 조례안’을 강원도에 이어 경기도에서도 통과함에 따라 일부 규모 아파트의 반값 중개수수료가 전국으로 확산될 분위기라며 떠들썩하더군요.

 

또한 정부의 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2% 시대’를 개막했다는 언론 기사가 보이는가 하면, 국토교통부장관이 “기준금리 맞춰 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발표도 있었다지요.

 

개인 빚이 1,000조를 이미 넘어섰다는데 또 빚을 내어 집을 사도록 해주고, 집사는 데 드는 부대 비용까지 줄여 주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이해가 안됩니다.

 

주머니가 두둑해져서 집을 사는 것이라면 몰라도 빚내어 집 사면, 사람들은 그 빚 갚느라 소비를 더 줄일 텐데 이래서야 과연 내수시장이 살아날지 의문스럽기 때문입니다. 내수가 살아야 경제가 살 텐데 말입니다.

 

물론 계속 치솟는 전세 값에 휘둘리다 보니 조금 더 빚을 내어 집 장만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며 고민하는 것에 이해가 전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건 뭐 피하려고 뭐 쪽으로 뛰어 드는 결과가 아닐까 해서 다소 우려스럽습니다.

 

 

♠ 부동산,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하는 시기일까?

 

요즘 세태를 보며 왜 문득 1993년 여름, 키타조노 아저씨와 아줌마의 얼굴과 대출받아 사놓으셨다는 황량했던 큐슈의 나대지가 생각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이미 불황으로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키타조노 아저씨처럼 괜한 미련으로 부동산을 짝사랑하고 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끝으로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2015년 대한민국, 주택담보대출 2% 시대의 개막이라며 내 집 마련의 적기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 분위기가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그 동안 대출 끼고 사놓은 집 때문에 골머리 앓고 있는 분들이 털고 나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말이죠… 꼬리 자르기는 고통을 수반하겠지만 목숨은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살아 남아야 다시 훗날을 도모할 수 있을 테니까요.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