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불확실함과 도전 그리고 행운

 

sailboat

15세기 이후 유럽인들은 바다로 진출하여 신대륙을 발견하고 신민지를 개척한다. 15세기 이후 유럽인들이 바다를 항해하게 된 주된 이유는 후추 때문이라고 한다. 유럽 사람들은 넉넉하지 않은 고기를 소금에 절여 보관해 먹었기 때문에, 요리를 위해서는 후추가 가장 주요한 재료였다. 그들은 동양과의 무역을 통하여 후추를 얻었는데, 15세기에 터키지역에 등장한 오스만투르크가 강력한 힘을 얻으면서 그 무역을 차단한 것이다. 유럽인들은 어쩔 수 없이 바다로 무역항을 개척하게 되었고, 그런 그들의 노력은 우연하게 식민지의 개척이라는 뜻밖의 수확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렇게 세계의 역사를 봐도 뜻밖의 수확인 운이 중요하다.

 

성공하고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가끔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열정, 노력, 비전, 긍정적인 생각, 창의성, 리더십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가운데 빠지지 않는 성공 요소가 바로 운이다. 운이 좋은 사람이 성공한다는 거다. 재미있는 연구를 많이 하는 영국의 심리학자 리차드 와이즈만 박사는 운이 좋은 사람들을 연구했다. 운이라는 것은 동전 던지기처럼 공평하게 오는 것이 아니다. 운이 좋은 사람은 항상 운이 좋고, 운이 없는 사람은 항상 운이 없다. 그래서, 운이 좋은 사람은 어떤 특징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거다. 리차드 와이즈만의 연구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운 좋은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즐긴다는 것이다. 운이 별로 없는 사람은 항상 확실한 것을 찾고 불확실한 상황에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는데, 반해서 운이 좋은 사람은 불확실한 상황에 더 많이 동참한다는 거다. 사실 확실하게 계산이 가능한 일에는 대박도 없고 큰 기회도 없다. 항상 큰 기회는 불확실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성사시켰을 때 얻어진다.

 

불확실한 것에 대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네덜란드의 사회학자 홉스테드 교수가 ‘여러 나라들이 불확실성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에 대하여 연구한 결과가 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불확실성을 견디는 힘이 있는 사회는 미래에 대해 별로 위협을 느끼지 않아서,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 또 이런 사회의 구성원은 다른 사람의 의견이 자기의 것과 달라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반면에 불확실성을 가능하면 피하고 싶어하는 사회에서는 초조, 불안 등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항상 바쁘고 안절부절못하며 감정적이고 공격적이며 활동적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거나 최소한 항상 뭔가에 바빠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행복감이 낮다. 선과 악 그리고 자기와 남에 대한 구별이 뚜렷해 외국인 등에 대한 거부감이 많다고 한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한국은 불확실성 기피지수(Uncertainty Avoidance Index)가 상당히 높은 국가에 속한다. 이 ‘지수’는 불확실한 상황이나 미지의 상황으로부터 위협을 느끼는 정도를 의미하고 한국은 ‘지수’가 높은 반면, OECD 혁신역량 순위가 높은 스웨덴, 덴마크, 미국 등은 이 ‘지수’가 매우 낮다. 불확실성기피지수와 미래혁신역량의 관계가 반비례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불확실함을 피해서 확실한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가 불확실해지고, 불확실한 현재를 잘 견디어 내면 미래가 확실해진다는 다소 역설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결과다. 우리 나라의 많은 청년들이 확실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원해서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어하고 공무원이 인기가 높다는 뉴스를 보면 확실히 우리는 불확실성을 감수하며 도전하지 않는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새로운 일에 대한 결과는 항상 불확실하다. 그래서, 창의적인 사람의 가장 큰 특징도 불확실성을 즐긴다는 것이다. 불확실함을 피하지 말고 즐겨보자.

 

행운을 만들기 위해서는 불확실함을 피하지 말고 불확실한 게임에 동참해야 한다. 진정한 행운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듯이 온다. 그는 인도를 향해 가던 중이었다. 그의 비즈니스는 인도에 가는 것이었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불확실했다. 확실한 지도도 없었고, 그들 중에 바다를 건너 인도를 가본 사람도 없었다. 그렇게 그는 불확실한 게임에 참여했다.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그의 게임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원하던 것을 얻지 못했다. 그는 인도에 도착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아메리카 대륙이라는 더 큰 것을 얻었다. 이것이 행운을 만드는 프로토타입이다. 강력한 점착제를 만들려고 했던 3M에서 붙였다 떼었다 하는 포스트 잇(post-it)을 만들게 되고, 심장병 약을 만들던 화이자가 발기부전에 효과를 발휘하는 비아그라(Viagra)를 만들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많은 일들이 비슷한 것 같다. 계획했던 대로 이루어지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오히려, 자신의 의도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어도 뜻밖의 행운으로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더 많다. 진정한 행운이나 비즈니스의 성공은 이렇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실, 콜럼버스가 인도로 출발했던 것은 잘못된 계산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콜럼버스는 지구가 둥글고 그 둘레는 약 29,000Km라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주장을 믿었다. 그래서 콜럼버스는 인도까지의 거리가 4,345Km라고 계산했는데, 이 거리를 인도까지 실제 거리의 1/6에 불과했다. 당시의 배로는 실제 인도까지 갈 수 있는 식량을 모두 실을 수 없었다. 콜럼버스가 인도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면 그는 인도로 출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포르투갈이 콜럼버스의 항해에 지원을 거부한 것은 그들이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도 지구가 둥글다고 생각했고 지구의 둘레를 에라토스테네스가 계산한 40,000Km 정도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콜럼버스보다 똑똑했고 더 정확한 계산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도로의 항해를 출발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하지만, 무식하게 도전했던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발견했고, 계산만 하고 있었던 다른 사람들은 그의 성공을 구경만 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계산을 하면서도 불확실함에 도전해야 한다. 콜럼버스와 같이 잘못된 계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포르투갈 정부처럼 정확한 계산을 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배에 식량을 채울 수 없다고 포기하고 있을 때, 지금은 부족하지만 중간에 식량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을 만들고 도전해야 한다. 계획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콜럼버스가 인도에 도착하지는 못하였지만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어쩌면 더 큰 행운을 만들 수도 있다. 행운은 대부분 이렇게 만들어진다.

 

창의력 연구소 대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PSI 컨설팅, 이언그룹(eongroup), 클릭컨설팅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창의성과 관련된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