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늦은 시작이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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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오십대입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여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안하고, 하기 싫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올해 딸이 대학을 입학합니다. 새내기로서 기대와 설레임으로 가득 찬 환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시작만을 두고 생각한다면 필자 또한 새내기인데 기대보다는 절망이, 설레임 보다는 두려움으로 가득 찬 모습입니다. 희망만이 절망을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런 다짐을 해봅니다. 언제라도 시작할 수 있다면 늦은 시작은 없다는 것을.

 

99세에 자비로 생애 첫 시집 ‘약해지지 마’를 낸 일본 100세 할머니 시인 시바타 토요가 화제였습니다. 150만부 판매로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100세 생일을 기념하는 두 번째 시집 ‘100세’를 내기도 했습니다. 2013년 향년 101로 별세했지만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 쪽 편만 들지 않아‘라는 할머니 시인의 따듯한 경고(?)가 지하 동굴에 숨겨졌던 필자의 죽은 용기를 세상 밖으로 얼굴을 내밀게 합니다. 많은 나이에도 시집을 낼 수 있다는 부러움도 있지만 언제라도 시작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 주었고, 시작은 자격이 아니고 실천이라는 평범하지만 위대한 흔적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방송통신대는 입학과 졸업에 많은 화제를 만들곤 합니다. 한국방송통신대 ‘최고령 신입생’ 91세 만학도(한국일보, 2013년 9월15일자). 장한택(91세) 전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그해 한국방송통신대 일본학과에 입학해 최고령 신입생 기록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는 기사였습니다. 기사에서 한국방송통신대 관계자는 “올해 60대 이상 학생 지원자가 1,702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만학도가 느는 추세”라고 합니다. 눈만 뜨면 가장 많이 접하는 문구 중 하나인 “100세 시대”를 긍정적으로 느끼게 했습니다. ‘최고의 복지는 학습이 아닐까?’라는 필자의 소견과도 비슷한 사회 현상입니다. 현실의 물리적인 환경을 부정적으로 해석하여 시작을 미루는 것은 실질적인 원인이 아닌 핑계이며, 자신 스스로 한계를 만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인 박승희 선수(화성시청)는 2014년 10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을 공식선언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2015년 종별종합선수권에서 우승하고, 드디어 2월 26일 서울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동계체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일반부 1000m에서 1분20초14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는 행복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스케이팅이라는 공통점도 있겠지만 전혀 다른 형식의 스포츠입니다. 새로운 부분에 도전하고 성과를 내기 위한 박선수의 위대한 열정과 노력이, 스스로 한계를 만들어 안주하려는 필자의 게으름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이런 위대한 도전을 거울삼아 첫 발을 내딛는 필자는 “3-있” 프로세스를 생각하며 새출발을 다져봅니다.

 

첫 번째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도서〈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저자 정철상은 ‘사회생활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존감‘이라고 직설합니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마음이 자존감입니다. 자존감을 짓누르는 것은 자신의 현재 상황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입니다. 현재 상황을 부정함으로써 미래의 모습 또한 부정적으로 상상하게 되고, 결국은 두려움이라는 생각 속의 공포를 만들어 냅니다. 튼튼한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터파기 공사가 중요한 것처럼 현재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자존감을 올리는 것이 새로운 자신을 만들기 위한 터파기 공사인 셈입니다.

 

두 번째 있는 그대로를 최고로 생각하며 시작하는 것입니다.

남에게 나를 낮추는 것이 동양의 미덕이라고 하는데, 남에게 지나치게 자신을 훌륭하다고 들어내지 말라는 겸손의 말이지 자신을 비하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비하는 새로운 시작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애물입니다. 겸손이 잘못 확대된 자기비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금 자신의 모습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최고로 생각하는 ‘자기칭찬’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현재의 모습을 최고로 생각하게 되면 과거를 인정하게 되고, 과거 인정은 지금의 장애물을 무너뜨리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현재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 개’만 바꾸면 됩니다.

 

세 번째 있는 그대로를 출발선으로 생각하며 시작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알리바바에 투자하여 3천배(205억원이 약 59조원으로)대박을 터뜨리면서 유니클로 회장을 제치고 일본 최대 부자가 된 소프트 뱅크 손정의 회장. 그는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꿈과 그리고 아무 근거도 없는 자신감뿐이다’고 했습니다. 꿈과 자신감은 미래의 특정한 시간에 특별한 계기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서 있는 지금의 자리가 꿈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최고, 최적의 자리입니다. 꿈과 자신감이 없다고 고민하는 시간에 고생이라는 실천을 선택한다면 지금 이순간이 위대한 출발선이 될 것입니다.

 

시작을 한자로 표현하면 始作입니다. ‘始’자를 하영삼 경성대 교수는 ‘어머니 몸 속(女)에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 것(台)을 상징하는 단어’로 해석했습니다. 그만큼 시작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자 영원일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행복한 시작을 위해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최고로 생각하며, 지금 서있는 그곳에서 출발”할 수 있는 “3-있”을 생각하는 행복한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절대로 늦은 시작이란 없습니다.

 

 

삼성생명 전문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리더십 및 코칭’ 분야에 혼을 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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