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이 말은 포트폴리오 법칙을 대변하는 말로써 투자를 할 때는 한 곳에 몰빵하지 말고 여러 곳에 나누어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2000년대 들어오면서 재테크 열풍이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도 일반화된 투자법칙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 재무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포트폴리오 법칙의 이론적 배경을 명확히 알고 있을 겁니다. 이는 수학과 통계학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기대수익률이 ‘평균’이라면 위험은 그에 따른 ‘분산(variance)’으로 봅니다.

따라서 위험을 줄이고 최대의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투자처에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로 상관관계가 낮은 투자처에 투자할수록 위험도 줄어드는 게 수학적으로 증명되기 때문이죠.

 

 

♠ 분산투자 잘해봤자, 그 나물에 그 밥

 

하지만 얼마 전 제가 읽은 책에서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완전히 부정하는 내용이 있어 소개해 봅니다.

‘페이팔(PayPal)’의 공동창업자로 유명한 피터 틸(Peter Thiel)과 또 다른 한 사람인 블레이크 매스터스(Blake Masters)가 공저한 「제로 투 원 (Zero to One)」이라는 책에는 벤처투자에 대해 언급하면서 포트폴리오 투자를 절대 하지 말라고 합니다.

벤처기업의 수익이 교과서에 나오듯이 ‘정규분포’에 따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거듭제곱의 법칙’에 따른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몇 안 되는 소수의 기업이 나머지 모두를 합한 것보다 월등한 실적을 낸다는 것이죠. 따라서 이곳 저곳 찔끔찔끔 투자하기 보다는 될만한 회사나 산업분야에 몰빵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이런 예를 듭니다.

미국의 벤처캐피탈인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는 2010년 인스타그램에 25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합니다. 물론 불과 2년 후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인수했고, 앤드리슨은 무려 7,8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거뒀습니다. 312배의 수익을 올린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이 벤처캐피탈은 총 15억 달러의 자금을 가진 펀드였다는 겁니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에는 고작 25만 달러만 투자를 했던 것이죠. 다시 말해 앤드리슨 펀드가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인스타그램 같은 회사를 19개는 더 찾아 투자수익을 얻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 완전경쟁보다는 독점을 택해라

 

이 책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합니다.

완전경쟁 하에서는 어떤 회사도 경제적 이윤을 창출할 수 없다고 말이죠. 완전경쟁시장에서는 기업이 이윤을 내려고 해도 다른 경쟁자가 가격을 끌어내리며 그 이윤을 제거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완전경쟁시장이 이상적인 상태로 간주되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경제학 이론에 우리가 세뇌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대신 ‘독점(monopoly)’을 추구하라고 합니다. 한 분야에 독점하고 있는 기업만이 이윤을 극대화하며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불법적 방법이나 정부의 비호를 받는 독점기업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에서는 자기 분야에서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이 감히 그 비슷한 제품조차 내놓지 못해서 독점이 될 수밖에 없는 기업이 되라고 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완벽하고 절대적인 주장이나 법칙은 없다는 게 저의 평소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생각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이 책의 주장은 나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포트폴리오 투자로 큰 돈 번 사람 못 봤다

 

비단 벤처투자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관계없는 여러 자산에 찔끔찔끔 분산 투자해서 큰 수익을 얻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비록 한 곳에서 대박이 터지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큰 수익이 없다면 전체적인 수익에는 큰 영향을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저 위험만 관리하며 계속해서 구질구질한 상태로 있을 뿐인 거죠.

저도 과거에는 분산투자를 옹호했지만, 애석하게도 분산투자 잘해서 큰 돈을 번 사람은 못 봤습니다. 승부사의 기질로 될만한 곳에 왕창 투자를 해서 큰 돈을 번 사람은 몇몇 보았지만 말입니다.

물론, 몰빵 투자에는 한가지 커다란 문제점이 있습니다. 거듭제곱의 법칙이 작용하는 분야를 가려내는 것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가려낼 혜안을 기르는 노력을 부단히 하지 않은 채 마냥 포트폴리오 분산투자만 해놓고 돈 벌기를 기대하는 것은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일겁니다.

 

 

♠ 남들 다하는 교육에 엄청난 사교육비 지출도 문제

 

나아가 이 책의 메시지는 비단 투자나 기업운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생각됩니다.
특히 요즘 같이 경쟁의 치열함이 극에 다다른 시대에 모든 교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똑똑한 아이들이 모두 의대 같은 곳으로 몰립니다. 과연 현명한 일일까요?

우리 부모세대들은 자신의 소득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떼어내어 자식의 교육비에 투자를 합니다. 하지만 독점을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적 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 남들이 다하는 똑 같은 교과목에 학원비로 이곳 저곳 돈을 씁니다.

문제인줄은 알지만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며 자위를 합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자식 농사에서 위험을 없앨 수는 있겠지만 큰 수확은 얻기는 힘들 겁니다. 아니 경쟁이 치열하면 할수록 위험조차 상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이 책이 던지는 강력한 메시지를 한번쯤은 곱씹어봐도 좋을 듯싶습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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