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내게 주는 것들

입력 2015-02-12 00:36 수정 2015-02-13 01:34



 

여행을 떠나면 느껴지는 낯선 설렘이 주는 흥분 때문에 집떠나면 고생이란 걸 몸소 체험하면서도 다시 여행을 떠나게 되는 그 마음은 아마 전자가 주는 경험이란 소중함이 후자에서 느껴지는 고생스러움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리라.

여행이 끝난 후 가슴은 더 뜨거워지고 여행지에서 본 다른 문화와 풍경들은 고스란히 아름다운 추억으로 머리와 가슴 한 켠에 자리하게 된다.

그래서 젊어서 여행은 빚내서라도 가라는 말을 하나보다.

여행은 마치 아침 햇살을 받으며 노천 카페에서 즐기는 에스프레소향과 같이 여행지의 문화와 향취가 더해지고 커피의 감동으로 해피 바이러스를 느끼는 것과 같이 마음의 동요를 이끌어낸다.

자연이나 건물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거기에서 느껴지는 고즈넉함과 숭고함 앞에서 인생을 배우고 우리의 내면을 더 더욱 살 찌워가는 게 아닐까.

여행은 생각의 산파이다. 보들레르는 떠나기 위해 배를 타고 호퍼는 고독을 즐기기 위해 휴게소를 찾는다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비행기를 보며 인간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본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하듯이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쉬운 내적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받으면 술술 진행되어 간다. 그렇다. 여행지에서 아름다움을 만나면 그것을 붙들고 소유하고 삶 속에서 거기에 무게를 부여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된다. “왔노라, 보았노라. 의미가 있었노라.”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우리 네 삶도 여행이란 생각이 든다. 여행을 통해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풍경들, 유무형의 객체들과 마주하면서 감탄하고 행복해지는 것처럼, 이 넓은 세상을 보고 오면 내가 가진 고민이나 마음의 답답함도 잊을 수 있게 된다.

가끔 난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사는 동안 이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당장 언제 죽을 지도 모르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느 한 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순간이 올 수도 있는데, 그저 이제는 ‘흘려 보내고 싶다.’ 인간 관계 역시 그렇게 변했다. 내가 정말 챙겨야 하는 소중한 사람, 하늘에서 준 인연이 아니라면 애써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내버려두는 편이다. 만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고 헤어질 사람은 헤어질 테니 말이다. 정말 둘도 없이 내게 잘 해주던 여자 친구를 남자 선배에게 소개를 해준뒤에 친했던 여자 친구도 남자 선배도 잃었던 기억이 있는 데, 그 당시엔 참으로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내가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줬거니 라고 생각한다. 관계란 그렇게 변하니 말이다. 집착할 필요도 없고 그저 내버려두고 싶다.
파엘로 쿠엘료가 했던 말을 외우고 있다.

“ if everybody  loves you, something is wrong. You can’t please everybody.”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할 수도 없고 그건 당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고 당신은 모두를 기쁘게 할 수 없다란 말이다. 공감한다. 그저 나랑 코드가 맞는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평생을 보내면 되지 않겠는가.

인간 관계의 ‘흘려 보내기’는 내가 여행을 통해 마주하게 되는 그 모든 아름다운 광경과 풍경과 사람들을 다 가질 수 없는 것처럼 그저 내 기억 속의 아름답고 내지는 가슴 아픈 기억이란 경험으로 저장되어 있으면 최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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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내커 칼럼니스트 이서영
-프리랜서 아나운서(SBS Golf , YTN, ETN, MBC,MBC SPORTS, NATV, WOW TV 활동)
-국제 행사 및 정부 행사 영어 MC
-대기업 및 관공서 등에서 스피치, 이미지 메이킹 강의
-국민대, 협성대, 한양대, 서울종합예술학교 겸임 교수 및 대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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