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와 같이 마케팅전략을 만들자

 

  


 

바이어들과 같이 하고 있는 필맥스의 마케팅 전략이다. 아주 간단하다.

모토 : 고객은 필맥스를 구매하고, 필맥스는 그들에게 충성을 다한다

방법 : 따로 또 같이

 

말로는 참 간단한데 그 합의점으로 가는 것은 쉽지 않았고, 실행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따로 또 같이?’. 그게 뭐지? 필맥스는 겉으로 보기에는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이지만, 사실은 여러 개의 국가에서 독립되게 움직이는 여러 회사들의 공동브랜드이다. 그래서 각자는 자기 나라의 특성에 맞게 각자 움직이지만, 중요한 사항들과 브랜드 이미지의 통일을 위하여 하나처럼 움직이다. 그래서 ‘따로 또 같이’이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할 것이 서로 무엇을 알고, 무엇을 필요로 하고, 다른 곳에서는 무엇을 잘하고, 서로 간에 무엇을 모르는 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래야 따로 움직이더라도, 아주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야 같이 움직이더라도 움직일 수가 있다. 그런데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 아주 먼 곳에 멀리 떨어져 있고, 말도 다르다 보니 서로간의 소통이 쉽지 않았다. 외국 바이어라고는 하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사소한 단어 때문에, 문장 때문에, 태도 때문에 오해가 생긴 적도 있고 화를 낸 적도 있고, 거래를 그만하겠다고 한 적도 있다. 그러면서도 그만두지 못한 것은 4개 나라의 시장정보를 알게 되니까, 자기네 나라에서도 써먹을 만한 것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색상’에 대한 정보교환이다. 양말도 패션소품에 들어가는 만큼 유행하는 옷의 색상에 따라 양말의 색상도 많이 영향을 받는다. 그건 ‘패션의 마무리는 구두다’라고 하는 말처럼, 다른 부분이 다 좋아도 양말의 색상 또한 옷과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 어떤 나라에서는 어느 색상이 요즘 잘 먹힌다더라 하는 정보를 수시로 교환한다. 그리고 그런 정보교환을 좀 더 체계화하고자 한 것이 아래 그림과 같은 시스템이다.

  


 

일단 필맥스가 발가락양말을 잘 판다는 소문이 세계에 퍼지다보니 중국이나 터키의 생산업체에서도 자기 네 양말을 팔아달라고 핀란드나 독일의 바이어에게 이메일을 많이 보낸다. 그러다보니 가만히 앉아서도 전 세계의 정보가 모여들었다. 그리고 나도 미국과 일본의 패션박람회에 참가하여 그 곳의 바이어들과의 만남이 잦았다. 우리는 이렇게 모인 정보를 혼자만 가지고 있지 않고 정리해서 더 잘 장사를 해보자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다.

 

일단 그들이 알고 있는 정보를 나에게 보내면 나는 이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체계화한 다음에 한달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영문 마케팅 뉴스레터를 모두에게 보내곤 하였다. 그 뉴스레터를 읽은 바이어들은 자기의 의견을 달아 회신하면 이에 따라 전체 시장을 재분석하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거나 새로운 홍보물을 만들었다. 그리고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것은 서로 링크된 홈 페이지에 수시로 새로운 제품 동향을 올려, 남들이 보기에는 마치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였다. 그렇게 해서 필맥스의 제품전략은 처음에는 흑백의 단순한 웃기는 양말 -> 패션성을 가미한 화려한 색상의 양말 -> 기능성 실을 사용한 기능성 양말 -> 순수 천연비단을 사용한 고급 스포츠양말로 전략을 수정해가면서 시장을 장악해갔다.
 

만일 이 모든 과정을 나 혼자하고자 했다면 가능했을까? 우선 바이어들의 동의가 없었기 때문에 실행에 옮기기도 어려웠겠지만, 중국, 한국, 베트남의 경쟁 생산업체에서 보내주는 생생한 정보를 구하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같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같이 분석하고 서로 실행가능한 부분을 토론했기 때문에 공동의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있었다. 좀 과장되서 말한다면 시장의 정보를 검색+수집+검증을 같이 하는 ‘집단지성 마케팅’, 다수의 창조성과 통찰력을 협력을 통하여 강력한 실행력으로 승화시키는 ‘그룹지니어스’를 통해서 어려운 시장에서 생존해왔다고 할 수있다.

 

공동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방법 :

1. 내가 알고 있는 정보는 먼저 배포하라

2. 바이어에게 온 정보를 무시하지 마라

3. 보내온 정보는 어떤 정보든 우리와 무슨 상관있는 지를 고민하라

4. 각자 보내온 정보의 상관관계를 엮어보라

5. 이를 자료화하여 보내주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마라.

 
89-95년 대한무역진흥공사 근무,
95년부터 드미트리상사 운영.
Feelmax 라는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핀란드등에 수출하고, 맨발 운동용 신발을 수입.
무역실무 및 해외 영업 강의
지은책 : 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책은 삶이요 삶은 책이다, 국제무역사 2급 단기 완성, 결국 사장이 문제다 등 다수
drimtr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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