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개발은 바이어와 협조하자

 

내가 경영하고 있는 필맥스(FEELMAX)는 제품을 새로이 만들때는 항상 바이어와 협의를 거친다. 대략 나눈다면 4가지 경우로 설명할 수있겠다.

 

1) 국내에서 개발된 제품을 해외에 그대로 파는 경우

 

 




  발가락 양말을 처음 시작할 때 했던 소수의 품목들이 이런 경우이다. 주로 검은 색, 회색, 흰색등 단색 위주의 제품이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좀양말로 팔리는 제품들로 남자용 위주이다. 기본적일 색상이라고 할 수있겠다. 어느 제품이든지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이 있는 데, 양말은 검은색이 그렇다. 사실 이게 제일 편하다. 게다가 어느 나라에서든지 팔리니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있기도 하다.

 

2) 한 나라를 위하여 개발된 제품이 다른 나라를 위하여 수정되는 순차적 개발

 

 




  붉은 색과 초록 색이 어우러진 양말이다. 우리는 RGS(red-gree stripes)이다. 이 모델은 당초 핀란드에서 요청한 모델로 처음 우리가 이 모델에 대한 샘플 요청을 받았을 때 매우 황당해 했다. 색깔이 너무 이상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핀란드에 이건 색깔이 너무 이상하니 다른 모델로 바꾸자고까지 했었다. 하지만 핀란드 파트너가 너무 강하게 나가는 바람에 ‘이 모델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바이어와의 관계상 심드렁하게 만들어서 보냈다. 하지만 이게 매년 크리스마스만 되면 어느 모델보다도 가장 잘 팔리는 효자 품목이되었다. 그런데 이 모델이 다른 나라에서도 잘 팔릴 줄 알았다. 하지만 독일은 달랐다. 전혀 반응이 없고, 오히려 초록색대신에 검은 색을 넣어달라는 것이었다. 그건 좀 우리 정서상 아주 틀리지는 않아서 금방 만들어 보내주었다. RBS(red-black stripes) 모델이다. 다소 시간차이가 있기는 했고, 핀란드의 모델을 보고 독일에서 수정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 모델 역시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하지만 핀란드등 북구 유럽에 팔리는 품목은 아니다. 이 두 모델을 만드는 과정에서 경험한 것은 제품의 개발은 절대적으로 현지 시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바이어들을 통해서 하자는 깨달음이다.

 



 

3) 개별 국가의 특이한 상황에 맞추는 국별개발


  위의 제품은 독일에서 월드컵이 개최되기 전에 독일 바이어의 요청에 의하여 만들어졌다. 독일 국기의 3색을 조합하고, 이를 양말과 모자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 팔릴 가능성은 거의 없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인구 1억정도되는 독일에서 월드컵 분위기가 제대로 탄다면 상당한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만들었다. 이는 시장을 지향하면서 각국에 따라 시장 전략이 항상 같을 수는 없기 때문에 수시로 발생하는 개발 유형이다. 이런 국별개발은 언제나 해당국의 바이어의 요청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왜냐하면 아무리 한국에서 독일 웥드컵이 있다는 것을 알아도 어떻게 접근해야하는 지는 역시 현지에서 사는 바이어가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4) 다수의 나라가 협력하여 만드는 다국적 개발

 




  위의 제품은 발가락양말의 사이즈를 좀 더 길게 해보자는 제안이 있을 때 만든 제품이다. 보통의 양말은 발목에서 조금 더 올라가는 정도인데, 무릎 바로 밑까지가는 knee-high와 무릎위까지 올라가는 over-knee 두가지가 있다. 이러한 제안을 받고 처음에는 길이와 폭을 공장에서 일하는 키가 큰 아주머니의 체형을 기준으로 해서 시제품을 만들어 보냈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너무 작고 좁다는 의견이 왔다. 그리고 보니 이건 좀 쉬운 일이 아니다 싶었다. 한국사람이 유럽이나 미국 여자의 체형보다는 작지만, 그렇다고 독일 사람의 체형에만 맞추기에는 만드는 수고나 비용에 비하여 효율성이 적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원래의 시제품보다 좀 더 크고 길게 만든 샘플을 각 나라에 모두 보냈다. 그리고 제품 개발의도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어느 정도 길이와 폭으로 해야하는 지를 알려달라는 요청을 하였다. 대략적이나마 각 국의 표준 체형을 검사한 셈이다. over-knee와 knee-high제품은 본래 개발을 시작한 독일보다는 카나다와 미국에서 오히려 더 잘 팔리는 품목이 되었다.

 

외국에 제품을 수출한다는 것은 분명 한국과는 매우 다른 환경에서 장사를 하기 시작함을 의미한다. 그건 우선 제품을 사용하는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온도, 습도등 자연환경은 물론이고 사용하는 사람들의 기술에 대한 인식수준의 차이가 있을 수있기 때문이다. 또한 각 나라마다 상이한 소득수준의 차이는 제품의 규격, 디자인 및 크기등등의 시장환경 또한 다르다. 가장 흔한 예가 전기사용 환경의 차이이다. 우선 한국은 220V에 60Hz의 주파수를 사용하지만, 미국은 110v에 50Hz를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용하던 전자제품을 그대로 미국에 가져가면 사용하지 못하고 창고에 쳐박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수출을 할 때는 현지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수정하거나 완전히 새롭게 개발하는 일들이 많다. 이런 세세한 일들에 대한 고려를 하지 못하면 애써 개발한 제품이 현지 시장에서 먹혀들어가지 못하고 처음부터 다시 개발해야 하는 일들이 자주 벌어진다.
 

그래서 제품을 새로 개발하거나 수출할 만한 제품을 선정할 때는 반드시 바이어와 사전에 협의를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현지의 시장에 꼭 맞는 제품을 개발할 수있다. 일반적으로 수출은 제조국과 판매국이 원격지로 떨어져있다. 제조국의 문화와 수출국의 문화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제조자가 아무리 노력을 하여도 현지 시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려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샘플이 나올 밖에 없다. 하지만 Feelmax의 경우는 애초부터 제품 개발을 현지에서 하기 때문에 이러한 오류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10여년 간 같이 지내온 두 회사는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상대가 왜 그런 요구를 하는 지를 새삼스럽게 물을 필요가 없고, 번거로와 하지도 않을 정도가 되었다. 이러한 친밀도는 바이어와 수출자간에 벌어지는 샘플 제공과정에 벌어지는 수많은 오해와 불쾌감이 사라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성공적인 제품개발 협조를 위한 제안 :

1. 제품의 의도를 바이어에게 명확히 설명한다

2. 주 소비계층이 누구인지를 설명한다

3. 소재의 특성을 자세히 알려준다

4. 제안받은 제품은 가능한 한 다양한 샘플을 제공한다

5. 한국적 안목만을 고집하지 않고, 각국마다 특성이 있으려니 한다
89-95년 대한무역진흥공사 근무,
95년부터 드미트리상사 운영.
Feelmax 라는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핀란드등에 수출하고, 맨발 운동용 신발을 수입.
무역실무 및 해외 영업 강의
지은책 : 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책은 삶이요 삶은 책이다, 국제무역사 2급 단기 완성, 결국 사장이 문제다 등 다수
drimtr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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