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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과 생산, 바이어와 나누어 해보자

해외 마케팅은 국내 마케팅과는 비교할 수없을 정도로 매우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당연하게 안다고 할 수 있는 사항들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아래의 사항들은 해외 마케팅시 사전에 충분히 조사하고 마케팅 전략 수립에 적극 감안해야 하는 사항들이다.

 

 

 

만일 국내 마케팅을 한다면 위의 사항들은 굳이 할 필요조차도 없다. 왜냐하면 한국이란 사회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면서 비슷한 사람들이 사는 상당히 균일한 문화를 가졌고, 또 파는 사람이 한국사람이라서 당연히 아는 사항들이기 때문이다.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대할 수 없는 사항들을 바다건너 멀리 떨어져있는 외국에 대하여 소상히 조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실시한다는 것은 언제나 자금과 인력, 그리고 정보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으로서는 감히 덤벼들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그냥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체 브랜드로 외국에 팔려고 하면 장기적인 전망까지 더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어려움은 몇 곱절이 더해진다.

흔히 우리는 브랜드하면 한 회사가 브랜드에 대한 전체적인 소유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제조자와 판매자가 나누어 갖고, 브랜드의 발전을 위하여 협력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특히 해외 수출의 경우에는 더욱 생각해 볼만한 방법이다. 이러한 사례로 2000년 이후부터 시작된 내가 했던 바이어들과 맺었던 FEELMAX로의 브랜드 통일은, 해외 바이어들은 현지의 마케팅을 전념하고, 나는 한국에서 생산에 전념할 수있게 되었다. 공동마케팅을 지속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는 전체 판매액의 5%를 핀란드의 FEELMAX OY에 지불하기로 하였다. 이는 흔히 말하는 브랜드를 사용하기 위한 로열티의 개념이 아닌, 공동 마케팅 펀드의 개념이었다.

 

 

이러한 펀드의 조성이 가능했던 것은 전체 파트너들의 동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유로화의 환율이 기준으로 하였던 환율보다 강세를 보여 바이어들에게 상당부분의 EXCHANGE RATE DISCOUNT (환차익 할인)을 주고 있었는 데, 이중 일부를 마케팅 펀드로 조성하기로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핀란드 필맥스에서는 이 펀드를 사용하여 유럽 전체에 대한 광고등 마케팅을 하고 카다로그, 사진촬영, 이벤트 활성화등을 하기로 하였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면 판매가 늘어나고, 그로 인한 경영효율성의 증대로 가격을 15 – 20%까지 낮출 수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우리의 기대는 실제 판매량이 2004년도에 거의 100만켤레 수출을 해서 목표를 달성하였다.

 

이는 전적으로 현지 마케팅을 현지의 바이어들에게 맡겨놓고, 생산은 한국에서 최선의 상품을 만들어 장기적으로 가자는 전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로인하여 우리가 즐겼던 장점을 꼽아보라면 다음과 같다.

 

1. 우선 마케팅력의 부족을 메울 수있다. 현지에서의 충분한 마케팅력을 보유한 기업과 협력함으로써 자사 제품을 시장에 단시간내에 진입할 수있었던 것이다. 이는 대다수의 기업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미국이나 일본처럼 큰 시장에 먼저 들어가는 것이 항상 정답이 아님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핀란드와 같은 소규모 나라에서는 시장 전체에 신제품을 소개하는 것이 굉장한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수입자가 적극적이기만 하다면 언론을 통한 소개도 용이하고, 초기부터 그 나라의 소비자 전체를 상대로 마케팅활동을 펴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Feelmax는 유럽에 핀란드라는 좋은 거점에서 성공을 하면서 생산량과 품질을 향상시킬 수있는 여력을 확보하였다.

 

2. 브랜드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함으로써 바이어와의 장기적인 유대관계를 맺을 수있어,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있다. 단순한 OEM 수출이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갑-을 관계가 명확해서 바이어는 언제든지 거래선을 바꿀 수있지만, 수출자로서는 그렇지 못한 불평등이 문제이다. 그럼으로서 거래조건 또한 바이어의 선처만 바래야 하는 열등한 위치로부터 시작하지만, 드미트리와 다른 해외 바이어들과의 관계는 어느 모로 보나 대등한 관계이다. 지난 10여년동안 수많은 중국과 터키의 경쟁업체들이 Feelmax의 파트너들과 거래를 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여전히 공고한 관계를 유지할 수있던 것도 이런 상호 대등한 입장에서 브랜드의 장기적 발전전략을 협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양사간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력은 새로운 차원의 마케팅 모델을 만들어 냈다. 이제 필맥스는 발전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신발밑창 두께 1mm, 무게 150그람에 불과한 ‘맨발같은 신발’이라는 신제품을 개발하여 유럽시장에 이어 한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하였다. ‘발가락양말’의 브랜드에서 Footware라는 좀더 확장된 시장을 노리기 시작한 것이다. 맨발로 걷기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기호를 감안하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시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맨발트레킹화’로 마케팅 포인트를 두었다. 이에 대비하여 핀란드 Feelmax Oy에서는 새로운 마케팅 자료를 드미트리에 제공하기로 하였다. 신발을 도입한후 한국의 드미트리는 Feelmax Korea로 이름을 바꾸어 이름과 브랜드를 통일하여 보다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 가고자 하였다.

 

요즘 중국의 저렴한 경쟁자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필패론이 한국 경제를 뒤덥고 있지만, 아직 한국의 제조업체들이 갖는 강점들은 많다. 이를 활용할 수있는 방법 또한 개발하면 할수록 우리 경제는 더 활기를 띠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마케팅은 현재 파트너가, 생산은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Feelmax의 사례는 수출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참고가 될 만하다.

 

역할 분담을 하기 위한 준비사항 :

1. 현지 바이어의 제품 수정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2. 현지 바이어와 한국 수출자간의 장기적인 계약이 맺어져야 한다

3. 현지 바이어에게 독점권을 주어야 한다

4. 판매제품이 다른 경쟁제품으로 대체가 어렵거나, 시장 적응속도가 매우 빨라야 한다

 

 

89-95년 대한무역진흥공사 근무, 95년부터 드미트리상사 운영.
Feelmax 라는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핀란드등에 수출하고, 맨발 운동용 신발을 수입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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