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핀 무궁화 3 : 명리학의 대가

입력 2015-02-02 11:19 수정 2015-03-12 09:48



 

영남은 상황에 따라 나를 형님, 선배, 사부 라고 부른다.

나이가 많으니 형님이고 대학 선배이기도 하고 사주를 가르쳤으니 사부도 맞다.

무슨 의도가 있겠냐만은......

“살 수 있을까요?”

<의사도 장담 할 수 없는 상황을 내가 어떻게 장담하누? >

“운으로 보면 어떻습니까?”

<자네가 보기엔 어떨 것 같은가? >

“승규 선배, 아직 돌아가실 때는 아닌 것 같고 사부님 말씀대로 하늘에 돈 뿌리며 고시래좀 하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문제는 조상지업이야. 겉 다르고 속 다른 기질의 집안이면 곤란해. 그리고 돈은 얼마나 내버릴 거냐? 결심한 것을 실행에 옮기는 건? >

 

영남은 계수지공(癸水之功: 명리, 단전호흡, 생식등)을 배울 때는 ‘사부’라고 부르며 진지한 태도로 변했다.

 

영남이 처음 찾아온 것은 IMF때 이었다.

당시에 「미리 보는 우리아이 좋은 사주」라는 책을 냈을 때 ‘사주공부’하겠다며 찾아 왔었다.

봄에 첫 대면했고 가끔, 때로는 자주 드나들었는데 법대 후배인줄은 몰랐다.

그해 연말 법대 송년의밤 행사 때 만났다.

“선배님, 미리 말씀 못 드리고... 죄송합니다.”

머리 조아리는 영남의 머리에 꿀밤 한 대 먹였다.

 

그 후로 내 삶을 흉내 내며 따라 다니고 있다.

영남의 명리학 공부가 시중에서 사서 읽은 책 속에서 좀처럼 벗어날 것 같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신살류와 격국, 용신론에 빠져 허덕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해라. >

명리란 무엇인가?

왜 공부 하는가?

어떻게 공부 할 것인가?

 

구성이론과 실제(實題)등 기초적인 얘기를 해주니 곧잘 이해했다. 명리 공부를 허투루 했었던 것은 아닌 모양이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음양오행•천간기운10개•지지기운12개를 알고 이들의 조합이 60갑자가 되는 것과 사주를 뽑을 줄 알면 기초는 된것이야. 그 다음은 통변, 즉 구체적인 해석이 되겠는데 이것도 쉽게 접근하는 것이 필수다. 즉, 사주가 튼튼하냐 약하냐, 더우냐 추우냐, 건조한지 습한지, 생하고 극하는 것은 어떠하며 충과 합은 어떠한가를 살피고 이에 따른 풀이가 나오면 되는 것이지. >

말은 쉬웠지만 영남은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 했다.

<잘 듣게, 사주 뽑은 다음 대운치고 旺弱寒暖燥濕生克沖合을 살핀 다음, 필요한 기운이 뭔지, 지장간의 기운은 어떠한지를 가늠해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삶에 최선이 되는지를 찾아내면 되는 것이네. >

 

이렇게 시작한 공부가 벌써 15년이나 됐다.

이제 영남은 가히 대가(大家)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동문들 사이에선 명리 대가로 통한다.

문어발인 그는 친근하고 유머러스하고 가려운데 잘 긁어 주고 궂은 일 도맡아 함으로써 동문들 사이에선 유명인사가 돼 있다.

잘나가는 동문들의 경우, 예컨대 판사, 검사, 정부의 고급관리, 경찰서장 등 집안 문제에 까지 관여해 일을 봐 줄 정도였다.

시간이 모자랄 만큼 바쁘게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중심에 영남이 전가보도처럼 휘두르는 것이 있으니 ‘명리학’과 ‘건강관리법’이다.

모두 내게서 가져간 것들이다.

그 외에도 영남은 꽃가게와 보험도 한다.

동문들의 경조사로 꽃가게는 정신없이 바쁘다.

꽃장사 외에도 화재보험, 생명보험, 자동차보험 등을 취급해 이미 상당한 재력가가 된 영남이지만 돈에 대한 갈증은 영원히 해소되지 않을 듯 보인다.

 

장승규 문제만 해도 그렇다.

영남이 노리는 것은 승규의 대장암 문제를 해결해주고 그걸 이용해 이권개입해서 한몫 챙기려고 할 것이다. 영남은 그렇게 돈벌레 같은 구석이 있었다.

다들 「서회장님」이라고 불러도 굳이 내가 ‘영남이’ 라고 이름 부르기를 고집하며 무시하듯 대하는 것은 돈에 대한 집착이 구질구질해 보이고 역겨울 때도 있기 때문이다.

돈을 배척하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누구처럼 돈이 될만한 일만 골라서 하고 사람을 이용하며 돌아다니는 짓이 사람같아 보이지 않을 때도 많았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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