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겨울에 핀 무궁화 2 : 흔들리는 물결

「법무장관 장승규」 의 발표를 동문들과 기대하고 있었다.

승규는 고등학교 선배가 대통령이 됐을 때 검사장을 지냈고 좀 더 빨리 올라가면 장관이 될 법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장관 발탁은 없었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고 물갈이가 시작됐다. 그때 승규도 옷을 벗었고 변호사가 됐다.

한세월 화려한 검사 생활을 누렸던 승규에 대한 소식은 영남이를 통해 비교적 소상히 알게 됐지만 별 흥미는 없었다. 그런 장승규가 대장암 말기라…….

세상 사는 것은 물결이나 파도와 같다.

바람에 출렁이는 파도나 흔들리는 물결은 언제나 한결같지는 않은 법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건만 한때 잘나가던 인사들은 언제나 잘 나갈 것으로 착각하며 산다.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을 아는가?

천부경의 처음과 끝이다.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는 틈을 뚫고 영남이 기어들어 왔다.

“형님, 승규 선배 한번 만나 보시지 않을래요?”

<내가? >

“승규 선배 사람 참 괜찮습니다.”

<뭐가 괜찮단 말인가? 돈이라도 자주 얻어 쓰고 다녔나? >

이 말은 밖으로 나오진 않았다.

다시 영남이 말했다.

“약속 잡을까요?”

<너, 왜 그러냐? >

“사실은 승규 선배한테 형님 말씀 드렸어요.”

<돌팔이라고? >

“예, 보통 돌팔이가 아니라 왕 돌팔이 라구요.”

 

법대 동문이 된 것은 인연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인연은 반드시 그럴만한 연결고리가 있을 땐 필연이 되고 부부의 인연처럼, 자식의 인연처럼 되면 숙명이라고 한다.

하늘에서의 연결고리가 지상으로 까지 이어짐을 뜻하는 것이다.

이를 숙세래(宿世來)라고 한다.

승규와의 인연은 어디까지 인가?

<승규, 수술했냐? >

“아직 안 했습니다.”

<사주 가져 왔지? >

“예, 형님”

 

영남으로부터 넘겨받은 승규의 명은 임진(壬辰)년, 을사(乙巳)월, 무진(戊辰)일, 경신(庚申)시 대운5.

참 좋은 명이다.

대운의 흐름도 좋다.

초년 병오, 정미는 대충 흘러가게 돼 있으니 빈둥거렸고 25세 이후 60년 대운이 확 뚫렸다.

이른바 명호, 운호(命好,運好)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명이라 할만 했다.

 

<승규, 술, 담배 하나? >

“담배는 안 피웠지만 술은 고랩니다.”

<주지육림에 빠져 살았겠군>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검은 돈 많이 챙겼지? >

“그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숨겨둔 애인 있어? >

“글쎄, 그것도……”

진(辰) 속의 계수(癸水)와 신(申)중의 임수(壬水), 그리고 일, 시(日, 時)의 지지(地支) 신진(申辰)회국암재(會局暗財)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여자관계를 말하고 적지 않은 검은 돈을 챙겼다는 것을 말한다.

지금은 해(亥)중 임수(壬水)대운에 놓여 있다.

한마디로 말해 죽을 운은 아니다.

‘돈 내다버려’ 라는 뜻이다.

‘말기 암’은 오진 일수도 있다.

100%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수술하면 오히려 잘 못 될 수도 있다.

 

<이봐, 영남이>

“예, 사부님.”

<황금을 가득 싣은 배가 폭풍을 만났어, 아주 심한 파도에 배는 금방 침몰 할 것 같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황금부터 버리고 하늘에 기도해서 살려 달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

황금을 다 버려도 살 수 있을지 알 수 없는데도 황금에 집착하며 못 버린다.

죽으면 죽었지 황금은 절대 못 버린다.

사람들은 대개 그렇게들 산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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