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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결혼하지 않기를 권한다 : 일본 불황의 현주소

책표지

 

 

 

 

 

 

 

 

 

 

“결혼하지 않기를 권한다!”

 

우리나라도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고, 아예 결혼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늘어나 급기야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입니다만, 우리보다 이런 문제를 더 오래 전부터 겪고 있는 나라 중 하나가 바로 ‘일본’이죠.

 

심지어 이성에는 관심 없고 자신을 아름답게 꾸미며 소극적 자아실현에 만족하는 남자들이 늘어나 ‘초식남(草食系男子)’이란 웃지 못할 말까지 등장한 나라가 바로 일본입니다.

 

그러던 중 아예 ‘결혼하지 않기를 권한다’는 책이 있어 저의 이목을 집중시키더군요. 게다가 이 책은 가벼운 남녀의 심리에 대한 내용이거나 아니면, 사회문화적 측면만을 다룬 책이 아니라,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일본의 결혼 문제를 다룬 책이라 더 흥미를 끌었습니다.

 

바로 이 책, 일본 경제 애널리스트인 모리나가 타쿠로(森永卓郎)의 저서인 「결혼하지 않기를 권한다(非婚のすすめ, Hikon no susume), 講談社」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윤택해지려면 결혼하지 말고 싱글로 살아라는 것입니다.

 

그가 결혼을 바라보는 시각은 특이합니다.

 

 

현재의 가족구조는 기업의 세뇌의 결과

 

왜 우리는 4인가족(부, 모 그리고 2명의 자녀)을 가족구성의 표준형이라고 인식하고 있을까요? 불과 반세기 전만해도 아이가 일곱, 여덟이 되는 것이 일반적인 가족구성이었는데 말이죠.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러한 인식은 바로 기업이 필요에 의해 우리를 세뇌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는 4인가족을 ‘표준세대’라 명명하면서, 표준세대는 일본이 1950년대 들어,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기업에서 노동자들을 효율적으로 업무에 전념시키기 위해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한 결과라고 합니다.

 

산업사회에서는 과거 농경사회와 달리 가족 구성원 모두의 육체적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는 대신, 여러 명의 자녀들은 육아에 상당한 방해가 되어 산업사회 일꾼들의 노동력 확보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죠. 따라서 남녀가 만나 2명의 자녀를 두는 것이 인구도 감소되지 않고 가장 이상적인 숫자였다는 겁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 의견이 약간의 비약도 있어 보입니다만 나름 일리가 있는 발상이라 생각됩니다. 계속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죠.

 

이와 같은 ‘경제적인 요구’에 의해 일본의 가족구조는 표준세대(4인가족)로 만들어졌고, 이게 굳어지면서 사회제도도 가족 중심으로 만들어져 갔다는 것이죠. 아울러 일본기업의 심볼마크라 할 수 있는 ‘종신고용제’가 공고히 되면서 4인가족을 이룬 노동자는 종신고용제의 보호아래 안정적이고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었다는 거죠. 반면, 결혼을 하지 않고 가족을 이루지 않으면 사회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은근한 불이익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굳이 따져 보면, 과거 정규직 기혼자에 대한 주택자금지원, 학자금지원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그러한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것이 그의 의견입니다.

 

 

종신고용제의 몰락 종신결혼제의 몰락

 

전후 50년이 지나고, 일본형 경제시스템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종신결혼제’를 지탱(?)해왔던 종신고용제 자체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죠. 드디어 일본 사회는 경제를 위해 종신결혼제를 계속해야 할 필요성이 사라져 버렸다고 그는 말합니다.

 

오히려,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경제적,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기업 내에서도 남자든 여자든 단지 미혼이라는 이유만으로 관리직으로 승진이 안 된다거나 중요한 업무에서 배제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지게 된 것이죠. 아울러 계약직이 늘어나면서 가족중심의 복리후생 등의 혜택도 거의 사라져 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과거에 비해 여자들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그녀들이 더 이상 결혼할 동기를 크게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풍요로워 진다는 것은 마음 편하게 산다는 것이다. 적어도, 항상 마음 편히 살겠다는 선택지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재의 사회의 구조상,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평생을 싱글로 지내는 것이다.”

 

모름지기 전체에는 이익이 되는 일이지만, 그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많은 청춘남녀들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많이 낳아 인구를 늘리는 게 경제 전체적으로 도움이 되는 시점입니다. 이는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개개인의 행복을 볼 때는 결혼과 자녀의 양육이 경제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결혼하지 않기는 권한다는 경제 애널리스트 모리나가 타쿠로의 주장을 단순히 엉뚱한 주장이라고 무시하기에는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게 많은 것은 이 때문일 듯싶습니다.

 

우리 역시 일본과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는 듯하여 더욱더 그러합니다.

증권회사에서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월급쟁이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금리만 알아도 경제가 보인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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