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시장은 요동처도, 거래처는 안정적이었으면 .....

요즘은 양말 때문에 이전에 거래하던 몇 곳을 다시 접촉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회사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직원도 20 – 30여명 되고, 꽤 활기차게 움직이던 회사에 전화를 했더니 어느 아주머니가 전화를 받으시더군요. 아마도 사장 사모님이신 것같은 데, 사장님이 안 계실 때 연락을 전달하시는 모양입니다.

 

꽤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양말 소재의 문제로 중단을 했지만 유럽 바이어들이 바로 그 양말을 좋아합니다. 필맥스는 다양한 소재의 양말로 유럽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쿨맥스 양말도 사실 저희가 가장 먼저 만들었고, 천연비단으로 양말을 만들어 4-5만원에 팔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런 소재들을 구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쿨맥스는 아예 양말업체에는 공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데, 저희는 수출이라고 하니까 공급받았고, 비단은 워낙에 시세가 널뛰는 데다가 공급처도 불안정합니다. 아마 필맥스에서 시도했던 소재의 종류로 따지자면 거의 백가지는 될 것이지만, 어떤 실은 거의 사기꾼 수준의 판매상을 만나기도 하였습니다. 자기네 실이 무슨 광물을 이용한 것인데 우주에서 나오는 무슨 광선을 포함한 광물이라 그 실로 만든 옷을 입고 있으면 피로가 훨씬 덜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무슨 근거로 하냐고 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이미 체험하였다고 하기에, 과학적 근거는 있냐고 다시 물었더니  무지하게 기분나빠 해서 그만 물어보고, 구매를 하지 않았지요. 한동안 새로운 실을 만들어내는 것이 무슨 유행처럼 되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그런 실들로 만든 제품은 팔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소비자에게 설득하기가 어렵고, 가격 또한 일반 면으로 만든 제품보다는 당연히 비싸야 하니까요.

 

필맥스와 같이 수출을 주로 하는 곳에서 한국적인 소재들, 즉 황토실, 참숯실, 대마실등과 같은 실로 만든 제품은 훨씬 더 제품화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 실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주어야 하고, 그 이야기를 외국 사람들이 이해를 하여야 하니까요. 예를 들면 감으로 염색한 실로 양말을 만들었을 때, 왜 감으로 염색한 천연염색이 좋은지, 그게 무슨 효능이 있는 지, 왜 그렇게 비싸야 하는 지를 설명하려면 꽤나 많은 시간이 걸리지요. 그러기 위하여는 현지에서 마케팅하는 사람의 능력도 필요하지만, 그 실에 대한 믿음과 끈기가 필요합니다. 그런 오랜 시간이 걸려서 유럽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제품이 바로 필맥스 참숯양말입니다. Charcoal socks라고 하지요. 장담컨데 참숯실을 소재로 한 제품중에서 외국에 수출되는 섬유제품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수출한다고 해도 현지 교민을 위한 제품이기가 십상이지요.

 

문제는 그런 독특한 소재들이 나왔다가는 미처 시장에서 자리잡기도 전에 사라지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그럼 필맥스로서는 새로운 상품을 만들자니 불안해지지요. 유럽과 미국의 파트너들 보기에도 민망하고요. 요즘들어 이렇게나 많은 회사들이 사라졌나 하는 놀람을 자주 당합니다. 시장은 요동을 쳐야 기회가 생기지만, 그안에 있는 회사들은 안정되어 있어야 지속적인 거래가 가능하고, 필맥스도 새로운 상품을 자신있게 개발할텐데, 기존에 있던 것마저 불안하게 하고 있으니 마음이 답답해집니다.

89-95년 대한무역진흥공사 근무, 95년부터 드미트리상사 운영.
Feelmax 라는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핀란드등에 수출하고, 맨발 운동용 신발을 수입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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