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니들이 고생이 적다.

 참 좋은 세상이다. 누구는 이른 아침부터 출근하여 커피한잔 마실 틈도 없이 일을 하고 한 달에 가져가는 급여는 200을 채 넘기 힘들지만 누구는 느긋하게 출근해서 몇 잔째 차를 마시며 신문지면이 뚫어질 정도로 쳐다보다가 매월 꼬박 몇 곱절의 급여를 낚아채 간다. 누구는 순간 끼어든 업무처리에다, 보고준비다 해서 며칠째 야근을 피할 길이 없지만 어느 누구는 일과가 종료되기 전에 운동 약속, 저녁 약속을 잡고 칼 퇴근을 하지 않으면 몸살이 온몸에 스며들 기색이다.

우리네 어느 조직에 투영된 실무자와 관리자의 대조적 모습이다. 지극히 전근대적, 전형적, 보수적인 조직의 관리자들은 차~암 고생이 적다.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글쎄다. 아직 변할려면 한참 멀었다.
어느 동사무소를 갔더니 민원인을 접하는 창구 직원들만 정신없이 바쁘고 창구 뒤로 갈수록 책상은 넓고 할 일은 적다. 안쪽 구석에 있는 나이 지긋한 관리자는 맨발 슬리퍼에 인터넷 바둑을 즐기고 있다. 학교 교학과와 모 기관에 가봤더니 역쉬 출입문 가까운 곳만 조금 일하는 것 같고 안쪽 조금 높으신 자리, 아니 더 높으신 독방에 계신분들은 어쩌다 실무자가 날라다준 결재 서류에 도장을 묻히는 일을 제외하고는 한가로운 자기계발(?)중이시다. 그나마 제자리를 지켜라도 준다면 괜찮은데 어떤 관리자들은 유난히도 부재중인지라 의사결정을 얻어내지 못한 실무자들 발마저 동동 구르게 한다. 멀리 점심식사를 하러 나가도 영향력과 권한은 항상 휴대하고 나가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할일은 없지만 힘이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 이른바 ‘신이 내린 직장’ 또는 ‘신이 감춰놓은 부서’에 다니는 사람들이다.
 어느 방송 개그 프로그램을 빚대어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래, 그래,”“니들이 고생이 적다”

그렇다면 아마도 그들은 이렇게 반문하겠지. ‘우리도 실무자때는 다 고생 했다고….’‘리더나 관리자가 되어 그런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면 무슨 낙이 있겠냐고…..’ 그래 좋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그렇게 대 놓고 심하게 누려서야 되겠는가? 게다가 실무 경험 없이 낙하산으로 와서, 또는 윗선 잘 만나서 이미 고생에 대한 엄청난 면죄부를 지니고 온 사람들은 고생하는 실무자들에게 미안함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한단계 더 거슬러 올라가 보자. 여의도 둥근지붕이나 청기와에 출입하는 고생 적은 분들, 무슨 껀수만 있으면 대립각 세우며 국회를 공회전 시키고 온갖 민생법안은 우주 미아상태로 계류시키고 심지어 블랙홀에 빠뜨리면서 자기네 유리한 안건에는 신라의 만장일치 화백 정치를 보여주고 있으니 참 능력도 출중하시다.
 
그래, 그래……당신들이 뭐 재래시장에 가서 몇 백원 흥정하며 물건을 한번 사봤겠니, 몇푼 아끼려고 버스나 지하철을 몇 번이고 갈아타면서 목적지에 가봤겟니……. 그래, 그래, 니들이 고생이 적다.

밑바닥 아랫것들의 고생에 동참하자고 강짜 부리고 싶지는 않다.
높은자리, 좋은 자리에 있는 리더들이여! 그 자리, 그 위치를 그나마 온전하게 누리고 싶으면 고생하는 사람들 그 처지라도 좀 알아줘라. 편하게 자기 배만 두드리지 말고 가끔 그들의 등이라도 토닥여 줘라.

진정한 리더는 자신의 주변 사람들의 고생을 알아 주는 사람이다.

롯데인재개발원 자문교수, 한양여자대학 외래교수, 관세청 교육개편 실무위원회 자문위원, 소상공인진흥공단 컨설턴트, 한국교통대학교 외래교수,
자치발전연구원 칼럼니스트, 아하러닝 연구소 대표 컨설턴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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