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한 일도 다 있군. 어떻게 10년이 넘도록 그렇게 무관심 할 수 있었는지, 아예 생각조차 안 났으니…」
그러다가 이건 또 뭔가. 갑자기 궁금증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것은…

 

지난 주말 인사동 골목에서 옛날에 드나들었던 필방의 간판을 발견했다. 「아직 그대론가? 주인이 바뀌었을 텐데」하고 안을 유심히 살폈다.
세월이 흐르면서 「서예」가 퇴출? 되자 많은 필방들이 문을 닫거나 규모가 축소돼 명맥 유지가 힘들어진 인사동 골목.

13년쯤 전에 부도위기에 내몰리며 죽겠다고 아우성쳤던 한 부부의 모습이 떠오른 것이다. 유리창을 통해 본 필방 안 풍경은 낯설었다. 점원인 듯 싶은 젊은이 셋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냥 돌아설까 하다가 「주인이 바뀌었냐?」고 물어볼 요량으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

 

<언제 바뀌었소? 먼저 주인은 어떻게 됐소?> 이렇게 준비한 말은 필요가 없었다. 어두컴컴한 한 쪽 구석에서 여사장을 발견했다.
하도 오랜만이라 못 알아보는 듯 했다. 한참을 설명하고서야 “아이고, 선생님. 차 한잔 하십시다.”하고 반가운 얼굴이 됐다.

 

<남편은?>
“그때 중국으로 갔습니다. 선생님이 잠수함 타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랬지, 지금은?>
“상해 쪽에서 무역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정리 다 됐고?>
“예, 빚도 다 갚았고 애들도 대학 졸업 다 했고 먹고는 살만 합니다.”
<잘 됐군.>
“죽을 번 했습니다. 그 동안 심장수술도 받았고 빚에 시달리며 여러 가지 병으로 고생했습니다. 지금은 이명 때문에 불편하지만 그보다도 애들 결혼이 골칫거립니다.

 

중국에 있는 남편의 명은 임진(壬辰)년, 계묘(癸卯)월, 갑술(甲戌)일, 계유(癸酉)시. 대운 2.
 

신왕(身旺)한데 인성(印星)이 지나치다.
인다이병(印多而病)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부가 떨어져 살아야 유리하다.
남편이 중국으로 갈 때는 기묘(己卯), 경진(庚辰)년 기운 때문에 도망치지 않으면 살 수 없었던 시기이다.
기묘는 시(時) 계유와 천극지충이며 한편으로 일주 갑술과는 천합지합에 해당한다.
그 다음에 경진년은 시 계유와는 상관양인이 되고 일주와는 천극지충이 된다.
이 두 해를 못 넘기고 저 세상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타국만리행(멀리 멀리 도망침)으로 위기를 넘기게 된 것이다.

 

천둥번개가 심한 날, 벼락칠 때 전기가 잘 통하는 구리나 쇠붙이를 들고 높은 곳에 노출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운명의 벼락도 잘 피하면 무사할 수 있는 것이다.

 

위기나 불행을 피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음 그 자체라 할 만 하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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