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엔저(円低)라 함은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고 이는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원화 가치가 올라간다는 의미죠. 또한 원·엔화 환율이 하락한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지난 9월 중에는 100엔에 955.06원까지 하락했었죠. 급기야 원화와 엔화의 실질실효 환율이 1982년 이후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실질실효 환율’이란 우리나라와 일본의 상대적 물가변동을 반영한 환율을 말합니다.

 

 

현재의 엔저현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기 보다는 아베 정부가 상당히 인위적으로 조장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를 설명하는 재미있는 이론이 있습니다.

 

바로 ‘국제피셔효과(International Fisher Effect)’란 것인데요.

 

경제에서 주요한 경제변수인 금리, 물가, 환율은 서로 균형을 찾으려고 한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이들 이론을 통틀어 ‘평가이론(平價理論, Parity Conditions)’이라고 하는데요. 그 이론 중에 하나가 ‘국제피셔효과’인 거죠.

 

이 이론에 따르면, 두 나라 사이의 명목상 금리차이가 환율의 변화를 좌우한다고 합니다.

 

 

■ 국제피셔효과: ‘환율변화율 = 명목금리차이’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환율변화율 (et - e0)÷e0 = 명목금리차이 rKt – rJt

(et: t시점의 환율, e0: 현재시점의 환율 / rKt: t시점의 한국 명목금리, rJt: t시점의 일본 명목금리)

 

 

예를 들면, 한국의 금리가 연2%이고 일본의 금리가 제로(0%)라고 해보죠.

 

또한 현재 원·엔화 환율이 100엔당 950원이라고 해보죠.

 

자! 그럼 한국에 살고 있는 당신의 950만원은 1년 후, 969만원이 될 것입니다. (→950만원×(1+2%))

하지만 일본에 살고 있는 사람의 100만엔은 1년 후에도 100만엔이 되어 있겠죠. 제로 금리니까 말입니다.

 

만약 1년 후에도 환율을 여전히 100엔당 950원으로 고정되어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일본 사람들은 당연히 100만엔을 950만원으로 바꾸어 한국으로 가져가 예금을 할 것입니다. 그런 후 1년이 지나 969만원을 찾아서 엔화로 바꾸겠죠. 그럼 969만원은 102만엔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969만원×100/950)

 

 

■ 엔저, 공짜 점심은 없다

 

이론적으론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모든 일본사람들이 엔화를 원화로 바꾸어 한국에 예금을 하겠죠. 그리고 1년이 지나 원금과 이자로 받은 원화를 다시 엔화로 바꾸려고 할 것입니다. 즉, ‘원화를 팔고(sell KRW), 엔화를 사는(buy JPY) 거래’가 늘어나겠죠. 사자가 늘어나면 가격은 올라갑니다. 즉, 엔화 가치는 올라가게 되어 원·엔화 환율은 올라가게 됩니다.

 

얼마까지 올라갈까요? 1년 후, 원·엔화 환율은 100엔당 969원까지 올라가야 된다는 것이죠. 세상에는 공짜 점심은 없다는 차익거래(arbitrage)효과가 그것이죠. 이게 바로 ‘국제피셔효과’입니다.

 

 

■ 인위적으로 조정하려면 부작용이 따른다

 

즉, 일본의 금리가 여전히 한국보다 낮은 상태라면 균형을 이루기 위해 미래의 원·엔화 환율은 상승해야 한다는 것이죠.
 

만약 그렇지 않고 환율이 그대로 있거나 오히려 하락한다면, 그 차익을 먹기 위해 투기자금이 몰려들어 결국은 차익은 사라지고 원·엔화 환율은 상승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본의 경우처럼,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정하게 되면 그에 따른 부작용을 감당하기 어렵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올라야 되는 걸 오히려 내리려 하기 위해 동원되는 각종 방법은 결국 화를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죠. 최근에 아베 정부의 인위적 엔저 정책이 일본경제를 오히려 후퇴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생겨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인듯싶습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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