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라’고 정부가 강한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정부는 「9.1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주요 골자는 재건축 규제완화와 청약제도의 개선이라고 합니다.

 

특히 재건축 연한은 현행 40년에서 30년으로 최대 10년을 단축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규제완화가 부동산 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하기를 정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 동안 정부는 여러 부동산 대책뿐만 아니라 금리 인하조치, 금융규제 완화 등의 정책을 이용해서 전방위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 효과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나 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매번 ‘부동산 시장, 이제는 바닥이다. 지금이 저가에 매수할 기회’라는 식의 기사를 올려 왔습니다. 그러다 여전히 부동산 시장이 시원치 않으면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야 할 때’라며 정부의 탓을 해왔죠.

 

마침내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 심지어 불과 하루, 이틀도 지나지 않아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힘입어 집값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라는 기사를 또 올리곤 해왔습니다.

 

이들 일부 언론 뒤에는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송장이라도 치러야 하는 집단이 숨어있는 듯 말입니다. (모든 언론이 아닌, 분명 일부 언론입니다.^^;)

 

 

♠ 이번에야 말로 빚내서 집 사야 하나?

 

자! 이번에도 어김 없이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9.1 부동산 대책」에 힘입어, 추석 이후에도 부동산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높은 전세값에 허덕이는 사람들은 또 동요를 하기 시작합니다. ‘이번에야 말로 빚내서 집 사야 하나?’ 하고 말이죠.

 

그럼 정부의 노력과 일부 언론의 바람대로 정말 정부 대책에 힘입어 부동산 시장은 회복세로 돌아서며 집값은 올라갈까요?

 

그 해답을 우리는 경험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는 정부가 아무리 집값을 잡으려고 애를 써도 집값은 오르기만 했습니다. 강남, 분당 등 부동산 버블지역을 정해서 그 지역에 대해 집중 규제를 했지만 오히려 그 지역 집값이 더 올랐습니다. 당시 노무현 정부의 유명무실한 부동산 대책에 대해 국민들은 엄청난 실망과 비난을 퍼부었던 걸 여러분은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불과 10년도 안된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곧이 곧 대로 시장에 먹힐 거라고 믿으십니까?

 

노무현 정부 때는 정부의 대책만 믿고 집값 떨어질 거라고 집 안 사고 기다리다 손해보고, 박근혜 정부 때는 정부 대책 믿고 집값 오를 거라 생각하고 집 사서 손해 보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자 합니까?

 

 

♠ 시장의 거대한 물줄기는 집값 하락 쪽이다

 

물론, 제 말은 집값이 무조건 정부 대책의 반대로 간다거나 정부의 대책이 무조건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 말의 핵심은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단기적으로 반짝 반등은 있을 수 있어도 결국은 시장의 흐름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거죠.

 

모름지기 자본주의 체제에서 시장이란 이길 수 없고 순응해야 하는 거대한 물줄기입니다. 부동산 시장도 예외는 아니죠.

 

그럼 거대한 물줄기인 부동산 시장은 집값 상승으로 흘러가고 있을까요? 집값 하락으로 흘러가고 있을까요?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론 당연히 집값 하락에 한 표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지극히 상식적인 상황에 기인한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로 100세 시대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60세 은퇴를 하더라도 몇 십 년을 더 살아야 합니다. 이분들이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부동산에 돈을 묶어 둘까요?

 

또한 지금 젊은이들은 여러 이유로 사회진출 연령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회진출을 해도 안정적인 정규직보다는 박봉의 계약직이 많습니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돈을 모아 언제쯤이면 마음 놓고 부동산에 투자를 할 수 있을까요?

 

이는 단기적이고 지협적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구조적인 문제이고 거시적인 문제입니다. 흔히들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이 내 땅과 내 집에 대해 가지고 있는 집착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하며 부동산 불패론을 논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집착도 당장 써야 할 노후자금 앞에서 그리고 빠듯한 급여 앞에서 실행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듯싶습니다. 또한 그러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도 서서히 죽어가고 새로운 세대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마치 ‘남녀칠세 부동석’이나 ‘경로사상’처럼 우리의 가치관도 시대에 따라 변해가듯이 말입니다.

 

 
♠ 집, 빚 내서만은 사지 말자는 말

 

물론, 절대로 집을 사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 빚을 내지 않고도 적당한 곳을 선택하여 가족의 보금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은 오히려 권장해야 할 일입니다.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다만, 정부의 대책과 언론의 기사들만 믿고 이제 집값이 바닥 아닐까 생각하여 무리하게 빚내어 집 사지는 말자는 겁니다. 그럴수록 행복과는 멀어질 것입니다.

 

지금 우리 경제체제에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따져야 할 것은 ‘집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빚이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증권회사의 PEF 운용역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알기쉬운 금융상식1,2,3', '부자의 첫걸음 종자돈 1억만들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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