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신호위반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아, 안녕 못해.”

<안녕 못해서 차도 한 잔 못하겠군>

“12시까지 내 방으로 와, 점심이나 같이 하자”

지금은 추석을 앞 둔 임신(壬申)월이다. 신월(申月)의 임신(壬申)일 친구의 안부가 궁금해 전화했다. 3년은 넘은 것 같다. 5년은 됐나?

임신이 임신을 보면 누명을 쓴 것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목, 화, 토 기운이 필요한 경우에는 더욱 더 고약한 현상이 벌어진다.

 

친구는 서울 상대 나와 대기업에 취직해 부장 때 독립했다.

사업가보다는 대학교수, 대학교 총장이 됐으면 더 잘 어울렸을 법한 친구다.

가끔 만나 사업 잘 되는가 하고 물으면 “괜찮아” “예년 수준이야.” “그냥 저냥 꾸려가” 그랬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겐가?

“그만 할 때가 됐나 봐”

그러면서 그는 “엉망이야, 이런 판국에 정부는 무슨 짓을 하는 건지……”

섬유 패션업을 하는 친구는 경기 불황이 심각해 매출이 뚝 떨어진 판에 세무조사까지 받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공급과잉에 수요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서 문 닫는 업체가 쏟아질 것 같다고도 했다.

 

<세무조사는 왜? 탈세라도 했어?>

“농담할 기분도 안 난다. 밥이나 먹자.”

 

정부의 행태를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무조사 받은 지 2년 남짓 한데 또 나왔다는 것이다.

“세수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는군. 세금 걷어다 어디다 어떻게 쓰는지…… 만만한 게 기업하는 놈들인가 봐. 빌어먹을, 먹고 살만하게 해 놓고서 걷어가면 누가 뭐라 그러나. 먼지 안 나오고 베기나 보자 하고 덤벼드니 골치 아파. 올해 내 봉급 30% 삭감했어. 아내가 감사로 있는데 안 하겠다는 것을 억지로 잡아 앉혀 놓고 있기도 해. 월급 한 푼 안주고 5년째야”

 

허리띠 졸라매고 직원들 급료는 올려줘야 하고 복지도 언제나 좀 더 나은 쪽으로 신경 쓸 수 밖에 없다. 틈만 나면 만날 때마다 회사 팔 것을 종용했었는데……

그때마다 친구는 정든 직원들, 그 가족들 어떻게 하느냐며 “좀 더 잘 살게 해 놓고”를 되뇌었었다.

 

<올 추석에도 송편 먹을 거지?>

“아, 송편이야 먹지. 그런데 이번 추석 송편이 최고로 맛 없을 것 같다”

<양력 10월이 오면 좀 괜찮아질 거야. 사실 임신월에 임신일주는 물에 빠져 죽는 기분이 들게 돼 있어. 그래서 전화했다. 참을 수 밖에 없으니까 참아>

“요즘을 봐서는 오래는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맞는 생각이야. 내년(乙未) 2월에 웬만하면 팔고 늦어도 7월말까지는 그만 뒀으면 해>

 

못 만난 사이에 친구는 병원을 다녔다고 했다.

수전증도 있었고 치매 기운도 있었고 여러 가지 병 증세가 있었다고 했다.

<그래, 그게 다 그만 두라는 신호야. 신호위반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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