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감정노동자를 위한 처방

미래의 선택

출처 : KBS ‘미래의 선택’ 홈페이지 화면캡쳐

 

모 방송국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미래의 선택>에서는 대기업 콜센터 계약직원인 여주공인이 퍽 하면 화장실에 숨어 운다. 단골 진상 고객이 ‘붉은 노을’을 불러달라고 하자 성대모사까지 곁들여 부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미친×. 부르란다고 진짜 부르냐~” “너 이러고 사는 거 부모님이 아냐”라는 충격적인 폭언이다.

 

이것은 드라마 속 픽션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안다. ‘사랑합니다 고객님!’하면서 더할 수 없이 친절한 얼굴을 한 이들의 모습 뒤에 눈물이 있다는 것을. 일명 ‘라면상무’, ‘빵회장’이 불러일으킨 ‘갑의 횡포’를 익히 듣고 보아왔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비스 종사자의 66%와 판매종사자 50%는 여성으로, 남성에 비해 크게 높다. 여성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콜센터’의 경우, 전체 종사자 100만 명 중 89만 명이 여성이다. 여성 근로자의 상당수가 감정노동을 필요로 하는 저임금·비정규직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자기감정과는 다른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감정노동자’는 직간접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포함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정노동자는 끝없이 요구되는 고객만족과 서비스 향상에 정작 자신의 인권은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에게 욕을 들어도 더 이상 갈 데가 없는 직장맘의 현실을 생각하면 고개를 당당히 들 수가 없다. 집에서 엄마를 기다릴 내 아이들 생각하면 당장 ‘때려치우고’ 싶지만, 이 아이들과 조금 더 풍족한 삶을 생각하면 비참한 마음을 꾹꾹 눌러 담는다.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 이런 심각한 상황에 시시때때로 노출되는 직장맘이라면 어떻게 나를 지킬 것인가?

 

우리는 남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하고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너무나 애를 쓴다. 그렇지 않으면 살 수 없기 때문이라 항변할 수도 있지만, 그 노력이 한계를 넘어서면 엄청난 분노가 되고 더 이상 막지 못할 정도로 거대한 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늘 인식해야 한다. 적당해야지 지나치면 단순히 실직이나 징계 이상의 더 큰 고통이 찾아올 수 있다.

 

사회와 조직이 스마일 마스크를 요구할지 몰라도 자기 마음 안에서 ‘이건 적당하다’, ‘이건 지나치다’ 하는 평가를 가지고 자기 행동과 말을 객관적으로 보며 조절해주어야 한다. 내가 필요 이상으로 친절하게 하려는 건 아닌지, 필요 이상으로 잘 보이려고 하는 건 아닌지 자주자주 돌아보아야 한다. 이렇게 평소부터 자기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한계에 다다르지 않도록 늘 돌보고 다스려야 더 크게 더 두텁게 치유할 수 없는 지경으로 상처가 쌓이지 않는다.

 

또한 이 스트레스와 우울을 보상해줄 자기 삶에서 충분한 즐거움과 기쁨을 맛보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한다. 내 본래 모습에 대한 긍정성을 회복하고 그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일할 수 있으려면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가족과 대화하며 고충을 나누고 따뜻한 말을 나누며 일할 힘을 충전해야 한다.

 

지난 3월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한 의원이 고객의 입장에서 감정노동자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지 남녀 20대~60대 사이의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우리 국민 중 10명 중 7명은 고객의 폭언, 폭행, 성희롱 등에 대해 업무를 중단할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감정노동자의 업무가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78.4%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많은 사람들도 감정노동이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업무라고 인식하고 있다.

 

아직 일터 곳곳에서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를 다 갖추려면 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변화되는 인식 속에서 조금만 더 용기를 가지고, 개인적으로라도 자기감정을 잘 추스르고 스트레스와 상처를 해소할 수 있는 적극적인 돌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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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I(커리어 매니지먼트 이노베이션)연구소 대표.
자기계발, 경력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기업과 학교를 대상으로 전국에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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