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2박3일간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딸 녀석이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 이런저런 핑계로 자주 일본을 가게 됩니다.

이번 방문 지역은 일본 서부 내륙 지방인 산다시였습니다. 고베에서 자동차로 2시간 가량 걸리는 산간 내륙 지역입니다.

고베에는 일본 전국에서도 물맛 좋기로 유명한 ‘롯코산’이 있습니다. 롯코산을 넘어 산속으로 이동했습니다. 해안 쪽에는 벚꽂이 일주일 전 떨어졌지만 산속에는 벚꽂이 한창이었습니다. 일본의 산촌 마을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산촌 여행은 10여년 전부터 알고 지내는 일본인 친구 부부와 함께 했습니다. 이들 부부 모두 기자와 동갑으로 1963년생이어서 국적을 떠나 동년배 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함께 지내면서 세상 관심사가 묘하게 일치했습니다. 맞벌이로 자식을 두지 않은 이들 부부의 최대 관심은 노후생활 대비였습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여서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마침 일본을 찾는 기간에 선진국 중 고령화에서 가장 앞서가는 일본의 현실을 보여주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일본 인구는 사상 최대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저출산·고령화에다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까지 겹쳤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1일 기준 일본의 총인구는 1억2779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만9000명 감소했습니다.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인구감소 사회’로 진입했다는 뜻입니다. 일본을 떠난 외국인 체류자도 5만1000명으로 사상 최대였습니다. 

일본판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 세대’가 고령화 대열에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65세 이상 노년 인구 비중은 역대 최고인 23.3%로 높아졌다.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일본인 친구 부부는 자신들이 연금을 받으려면 65세는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는 62세 정도 입니다. 그때까지 건강한 몸으로 무사히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을지를 걱정했습니다.

일본에 비해 정년 연령이 낮고, 사실상 정년이 잘 지켜지지 않는 한국에 사는 기자의 마음도 무거워졌습니다.

현재대로 고령화가 진행될 경우 65세에 연금 수령이 시작돼도 액수가 훨씬 줄어들 것이란 얘기도 나왔습니다. 고령화 사회로 달려가고 있는 일본의 현실 속에서 한국의 10,20년 뒤를 보는 듯 했습니다.

기자도 일본인 친구들의 얘기를 듣고 노후 대비가 먼 얘기가 아닌 코앞에 닥친 ‘현실’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산업화에서 일본을 뒤쫓아 왔습니다. 이제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 문제 등에서도 일본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오늘 일본사회가 처한 현실을 잘 분석해 보면 한국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열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이래저래 일본은 우리나라가 가야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다가올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미리 준비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
1988년 말 한국경제신문에 입사했습니다.
2004년 3월 도쿄특파원으로 발령받아 2007년 3월 말까지 도쿄에서 근무했습니다. 2004년 3월 도쿄특파원으로 발령, 도쿄특파원 근무를 마친 후 2011년 3월부터 한경닷컴 뉴스국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숙명여대, 선문대 등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교양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 '일본 기업 재발견(중앙경제평론사)' '다시 일어나는 경제대국,일본(미래에셋연구소)' '창업으로 하류사회 탈출하기(중앙경제평론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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