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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시장금리의 구조변화

  실물부분과 금융부분을 연결하는 고리가 되는 금리는 거시경제현상을 반영하기 마련이므로 경제구조가 달라짐에 따라 금리의 구성도 달라진다. 경제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금리 상승과 하락 원인은 그 때마다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어떤 때는 성장률이 변화하기 때문에, 어떤 때는 물가가 변동함에 따라, 또 어떤 때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말미암은 리스크 프리미엄 변동에 따라 금리가 오르거나 내린다.

  우리나라 채권시장에서 금리의 구조가 본질적으로 변하고 있다. IMF 구제금융 사태 이전에는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금리를 변동시키는 중요 요인이었으나 그 이후에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금리 변동의 요인의 큰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장래 원리금 지급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는 원리금 지급능력이 양호하다”고 판단하는 BBB- 등급의 금리는 ‘00년 연평균 11.7%에서 ’12년 9.3%로 낮아졌다. 그림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금리의 구성내역에 커다란 변화가 발견된다. ‘00년의 경우, 실질 성장률은 8.8%에서 2.2%로 낮아지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3%에서‘12년 2.2%로 별다른 변화가 없어, 명목성장률(실질성장률+ 물가상승률)은 4.5% 수준인데 위험부담비용인 리스크 프리미엄은 2.6%에서 5.1%로 크게 높아졌다.

  금리 구조 변화 추이


위의 그림에서 한국경제는 고도 성장기를 지나 저성장 기조로 전환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경제 성장과 발전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가는 중국특수에 따른 공급과잉 현상 등 전 세계적 저물가 현상의 영향을 받아 개방경제 체제인 우리나라도 안정되고 있다. 문제는 경제적 위험과 불확실성의 대가인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어 기업 자금조달 환경은 오히려 악화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지불불능위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기업의 회사채 금리 변동은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같은 경제의 본질적 대가보다는 위험과 불확실성에 따라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00년 연평균 회사채(BBB-) 금리는 11,7% 수준인데 그 구성 내용은 아주 건실한 편이었다. 실질성장률이 8.8%, 물가상승률이 2.3%이고 리스크 프리미엄은 불과 0.6%에 불과하였다. 이 시기는 기업이 낮은 위험을 부담하면서 높은 경영 성과를 거둔 셈이다. 회사채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회사채에 투자하면 지불불능 위험 대가를 낮게 부담하면서 높은 수익을 향유하였다는 의미가 된다.

‘09년에는 (BBB-) 금리가 11.8%를 기록하였다, 이 시기에 물가는 비교적 안정되었으나 경제성장률은 0.3%의 저성장 상황에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무려 8.7%에 달하여 기업은 낮은 수익을 실현하기 위하여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이 가산되는 금융비용을 부담하여야 하였다. 채권 투자자의 입장에서 바꿔 말하면, 회사채에 투자하여 비록 9.3%라는 높은 금리를 받더라도, 높은 위험을 수용한 대가였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발 국제금융위기가 금융부분은 물론 실물부분에도 악영향을 주었다고 풀이된다.

’12년에는 같은 등급의 회사채 금리가 9.3% 수준인데, 그 중에서 실질성장률은 2.0%로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2.2% 정도로 안정되었다. 금리 구성에 있어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금리의 본질적 대가 즉, 명목성장률(4.3%)보다 더 높은 5.1%를 기록하였음을 이야기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을 기업의 입장에서 설명하면, 2.0%의 수익(실질성장률)이 예상되는 사업을 하기 위한 자금조달과정에서 5.1%의 높은 위험부담비용을 지불해야 했다고 풀이된다. 기업경영환경이 예사롭지 않았음을 유추할 수 있다.

’13년 들어서도 리스크 회피성향이 더욱 커가면서 BBB 등급의 회사채 거래가 단절되어 기업이 높은 금리를 제시하여도 투자자가 없어 자금조달에 막대한 애로를 겪고 있다. 국제수지 같은 지표경제와 달리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이 차츰 커져가고 있음을 채권시장의 금리구조 변화와 움직임을 보면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다.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리스크 프리미엄 같은 변수들은 금리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경기가 과열되면 뒤이어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중으로 금리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반대로 경기침체가 예상되면 뒤이어 물가하락을 예상할 수 있어 금리는 이중으로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저성장 기조와 위험부담비용이 큰 경제체제에서는 가계나 기업이나 다 같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낮은 투자수익이 예상되고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높은 금리를 지불해야 하는 환경에서 투자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가계도 리스크 관리대책 없이 섣부르게 행동하다가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게 된다. 거시경제 현상과 금리의 상관변화를 관찰하는 일은 기업에게는 효율적 재무관리, 가계에게는 효율적 자산관리를 필요조건이다.

 

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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