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주가·환율 같은 금융시장 가격변수들은 실물경제의 실적과 더불어 미래 기대치가 표출된 지표로서 경제 활동의 바로미터가 된다. 금융가격변수들은 경제적 기회비용(機會費用) 기능을 하며 소비, 투자, 저축의 방향을 제시한다. 성장·물가·실업·국제수지 같은 실물부문의 성적표가 금융가격지표에 반영된다. 각 변수들이 왜곡되지 않고 서로 작용하며 변화하는 공동변화 현상을 나타내야 경제가 선순환된다. 결과적으로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졸고,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공동변화  참조

   실물부문과 금융부문은 어느 한쪽이 변화하면 다른 부문도 영향을 미치며 같이 변화하는 공동변화(co-movement) 현상을 나타낸다. 실물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 금융시장 지표도 동시에 또는 선행적으로 개선된다. 실물부문에 감기가 들면 어김없이 금융부문도 재채기를 하고 몸살이 난다.

  # 금융부분이 실물부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위축되면 실물부분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금융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실물부문 성장과 발전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기 쉽다. 예컨대 신용경색(credit crunch) 상황이 벌어지면 우량 기업도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애로가 발생한다.
  반대로 금융이 실물부분보다 과도하게 선행(lead)하거나 팽창하여도 위험과 불확실성이 실물부분까지 전파된다. 쉬운 예로 주식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면 사양산업, 부실기업 주가도 터무니없이 올라 퇴출되어야 할 기업이 퇴출되지 않아 자원배분 효율성(allocational efficiency)이 저해되고 산업구조조정이 지연된다. 시장에서는 정보에서 뒤지는 개미투자자들이 뒤늦도록 폭탄을 안고 있다가 큰 손실을 보기 쉽다.
  # 금융부문이 실물부분과 괴리되어 팽창하여도 재앙이 초래된다. 2008 국제금융위기는 금융부분의 과부하가 초래한 비극이다. 소위 금융공학의 발달로 파생상품의 파생상품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위 증권화(securitization) 현상이 이어졌다. 나중에는 그 끝 간 데를 몰라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지랄탄처럼 되었다.
  정책목표를 달성하려고 특정 금융가격지표를 기초경제 여건과 관계없이 억지로 끌어당기거나 억누르면 불확실성이 커지다가 자칫 위기로 번질 수 있다. 1997 아시아 금융위기는 실물부분의 병이 깊어져 환율상승 압박이 큰데도 막무가내 끌어내리려고 무리하게 시장에 개입하다가 얼마 되지 않은 외화를 허공에 쏟아 버렸다. 얼통당토아니한 「환율주권」을 논리를 앞세워 무리하게 시장에 개입하다가 종국에는 경제적 주권까지 빼앗긴 셈이다.
  만약,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장악하거나, 반대로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장악할 경우,금융가격지표를 조절하여 특정 부문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힘이 커질수록 탐욕도 커지는 것이 역사의 반복된 경험이다. 금융과 산업의 균형 즉 금산분리(金産分離)의 타당성을 말해준다.

  실물경제가 건강하게 순환되려면 그것을 비추는 거울인 금융시장이 일그러지지 않아야 한다. 금융시장이 왜곡된 신호를 보내면 위험과 불확실성이 잉태되어 실물시장까지 교란하게 된다. 금리·주가·환율이 균형점을 이탈하는 정도가 커지면 커질수록 국민경제를 그만큼 왜곡시키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에서 중산층이 엷어지고 가계부채가 누적된  까닭도 실물부분과 금융부분의 괴리에서 비롯되었다고 판단된다. 경기부양을 위한 저금리, 고환율 같은 금융시장 왜곡현상에 따른 부작용을 결과적으로 가계가 부담한 셈이다.
  실물경제를 정확하게 비춰야 할 금융시장 거울을 일그러지게 하면, 시장신호를 똑바로 읽지 못하는 이들에게 위험이 전가된다. 금융시장 가격지표가 내재가치를 크게 벗어나면, 그 원인이 시장실패에 있던 정부실패에 있던, 뒤이어 혼란이 오는 것은 불을 보듯 빤한 일이다. 이를 관찰하고 미리 대비하여야, 개인이나 기업이나 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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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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