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편 가르기와 집단최면

    곳곳에서 벌어지는 「편 가르기」현상은 쓸데없는 불협화음을 일으켜 가뜩이나 삶에 지친 사람들을 더 피곤하게 한다. 내편과 네편으로 갈라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고 한다. 고정 관념에 사로잡히다보니 상대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하여도 덮어 놓고 반대하다가, 내편이 “콩을 팥이다”라고 하여도 무작정 박수치며 부화뇌동하는 광경이 나타난다. 지난 총선에서 파렴치 또는 저질 인사들이 후보가 되고 그리 많은 표를 얻은 사실을 볼 때, 부화뇌동을 넘어 집단최면(集團催眠) 증상까지 우려되고 있다.

  논어에 “군자는 화합하지만 패거리를 짓지 아니하고, 소인은 패거리를 이루지만 화합하지 않는다(君子 和而不同, 小人 同而不和).”고 하였다. 여기서 화(和)는 서로 다른 시각과 다른 견해를 조화시켜 화합을 이루는 것이며, 동(同)은 사리분별 없이 파당을 지어 부화뇌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옳은 도리 즉 의리를 존중할 때, 옳고 그름을 밝혀서 조화를 이루려 하지만, 이익을 쫓아다니면 이해관계에 따라 끼리끼리 편을 가르게 된다는 이야기다. 깡패들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몰려다닌다. 
  동이불화 즉 맹목적 부화뇌동 현상이 벌어지면 사람들이 선동(propaganda)이나 슬로건에 쉽사리 이끌리고 동요한다. 그 과정에서 우두머리가 정한 패거리의 강령에 동조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의 적이 되거나 불평분자로 낙인찍히게 된다. 일제 군국주의, 나치의 제3제국, 러시아 볼셰비즘은 누군가 실력자가 장막 뒤에서 부화뇌동 심리를 교모하게 부추겨 대중을 거짓 신념에 불타게 만들다가 결국 재앙으로 몰아간 사례다.

  사람들이 거짓말쟁이 망나니를 우상으로 받들고 열광적으로 충성하는 병든 모습은 제3제국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반복되어온 비극이다. 집단최면 증상이 나타나면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여과 없이 전달되어 진실로 둔갑하기도 한다. 쉬운 예로, 관동대지진이 일어나자 일제 군국주의 수괴들은 조직적으로 집단최면을 걸어 조선인들이 주요 건물을 폭파하고 우물에 독약을 뿌렸다는 유언비어를 퍼트렸다. 집단광기(集團狂氣)를 부추겨 날뛰는 사람들에게 총칼을 주어 맨손인 조선인들을 무차별 학살하게 하면서 민심을 수습하려 하였다.
   가짜 보수와 엉터리 진보의 정면충돌, 동서갈등 같은 동이불화 현상은 우리사회가 극복하여야 할 시급한 과제다. 저질 정치인, 사이비 지식인들이 진보와 보수를 보완이 아닌 대립되는 개념으로 몰아 고의적으로 적대감을 조성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권력과 재계 주변에서 기생하는 폴리페서, 폴리포터들이 겉으로는 대립과 갈등을 우려하지만 기실 적대감을 조장하거나 그에 편승하여 무엇인가 챙기려는 이중성을 드러내고 있다. 예컨대,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그 반사이익은 정상모리배(政商謀利輩)들이 누리지만 그로 말미암은 피해는 쓸데없이 서로 미워하는 국민들이 부담한다.
                         졸고 ; “온고지신 – 보수와 진보  ” 참조

  일사불란한 가치관이 강요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 부지불식간에 불화와 불만이 구석에서부터 움트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사회구성원들 사이에 공동체의식이 약해져 결과적으로 기존체제가 흔들리는 것은 역사의 오랜 경험이다. 유일사상(唯一思想)으로 뒤덮인 북한에서 탈북자들이 줄을 잇는 까닭은 무엇일까? 부화뇌동이 극심한 사회에서 나타나는 비정상적 쏠림현상 즉 집단최면, 집단광기(集團狂氣)가 사회불안의 원인인가 아니면 그 결과인가? 
                           졸고 ;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참조

   백인백색(百人百色)이란 말이 있듯이 저마다 다를 수 있는 생각 내지 가치관을 서로 존중하고 조화시킬 때 조직이나 사회의 역량이 극대화된다. 특히 변화의 속도가 빠른 미래사회에서는 다양한 시각의 융합이 경쟁력의 핵심 원천이다. 감정적 논리, 편향된 시각으로는 미래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워진다.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조화를 이루려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가계와 기업 그리고 국가의 경쟁력도 높아짐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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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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