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

  탐욕과 비리, 책임회피와 잡아떼기로 뒤범벅이 된 유력인사들을 본 받았는지 모르겠으나, 교실에서 빚어지고 있는 집단폭력, 집단갈취 사태를 볼 때, 정말 친구를 잘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라는 속담처럼 나쁜 친구와 어울리다가는 덩달아 죄를 짓기도 하고, 죄를 뒤집어 쓰기도 한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고 하듯이 대개 끼리끼리 어울리다 저지른 일이니 결국 자신의 잘못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솝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상인이 나귀를 사려고 시장에 나가 나귀 한 마리를 고른 다음 그 나귀를 데려다 다른 무리들과 섞여 놀게 하였다. 그 나귀는 다른 나귀들에게는 등을 돌리고 가장 뚱뚱하고 게으른 나귀 옆에 서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를 본 상인은 즉시 나귀를 되돌려 보냈다. 주인이 나귀의 상태를 시험해 보았냐고 묻자 상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더 이상 생각할 필요도 없어요. 같이 노는 나귀를 보면 그 놈이 어떤 놈인지 금방 알 수 있어요.

  조선시대 중기 이후  가장 심한 욕설은「개새끼」였다고 한다. 개는 제게 밥을 주는 주인을 알아보고 따르지만, 일단 주인이 바뀌면 옛 주인은 곧바로 잊어버리고 당장 먹이를 주는 주인에게만 꼬리를 흔든다. 먹이를 주는 지금의 주인이 시키면 전 주인을 물어뜯는 것이 개의 속성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개에 비유된다는 것은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을 표방하는 양반들에게는 진정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을 것이다. (신기하게도 진돗개와 삽살개는 처음 주인을 끝까지 따르기 때문에 주인이 자주 바뀌는 군견으로 부적합하다고 한다.)

  개새끼가 가장 심한 욕이 된 유래는 이렇다.  물불 가리지 않고 연산군의 비위를 맞추고 신임을 받던 유자광은 피비린내나는 무오사화를 일으키며 온갖 권세를 누렸다. 중종반정으로 연산이 실각하자마자, 하늘보다 더 높이 모시던 연산주를 앞장서서 끌어내 침을 뱉으며 호통을 쳤다고 한다. “제가 기른 개에게 발뒤꿈치 물린다.”는 본보기라 하겠다. 그 때부터 사람들은 아첨을 일삼다가 쉽게 배신하는 무리들을 “개새끼”라고 불렀다고 한다. 소설 홍길동전에 간신의 표본으로 등장하는 유자광보다도, 사람을 잘못 알아보고 달콤한 말에 솔깃해서 중심을 잃은 연산에게 더 큰 잘못이 있었다. 물불가리지 않고 개처럼 충성하는 자를 신하로 그리고 친구로 삼았으니 그 개에게 물리는 것은 자업자득이다. 

  음모와 배신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던 춘추전국시대를 살아간 공자는 친구 사귐이 중요함을 특히 강조하였다.
  공자는 유익한 벗 세가지로 정직하고, 성실하고, 문견(聞見)이 풍부한 벗을  꼽았다. 곧고 바른 친구로부터는 자신의 허물을 들을 수 있어 자신도 잘 모르는 결점을 고칠 수 있으며, 성실한 친구와 더불어 있으면 어느덧 성실을 본받게 되며, 식견이 풍부한 사람은 친구의 지혜를 밝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손해되는 벗 세가지로 외형에 치중하고, 좋게만 행동하고, 말 잘하는 친구를 꼽았다. 겉을 중시하는 자는 바르고 곧지 못하고, 덮어놓고 좋다고만 하는 친구는 아첨으로 기쁘게 하니 진지하지 못하다. 말 잘하는 자는 실체(實體)가 없어 그른 것을 바른 것처럼, 바른 것을 그른 것처럼, 꾸미기 쉬워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다. 실체가 없다는 것은 행동거지가 종잡을 수 없어 참다운 모습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사람은 같이 어울리는 친구들을 보면 됨됨이는 물론 족적까지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좋은 벗을 만나는 일을 어찌 마음대로 할 수 있겠는가? 세상살이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마음대로 만날 수도 없고, 껄껄거리며 덕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만나는 사람이 좋은 친구가 되기도 어렵다. 가치관에 따라, 지나온 발자취에서 자연스럽게 우정이 맺어지는 것이지 좋고 나쁜 친구를 가려서 사귀기는 어려운 일이다. 나를 이해하고 알아주는 친구를 만나는 행운을 얻으려면 먼저 나 자신의 심성부터 가꾸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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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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