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체제에서 생산과 소비, 저축과 투자 같은 경제활동의 결과가 집약되어 금리가 결정된다. 동시에 금리는 경제적 의사결정 방향을 제시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효율적 시장에서는 성장, 물가, 국제수지 같은 실물경제 지표의 변화를 예의 관찰하면 금융시장 변동 방향을 예상할 수 있다. 역으로 금리, 주가, 환율 같은 금융부분의 움직임을 보면 실물부분 동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주식시장 과열이나 침체도 금리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고, 외환시장에서도 금리와 견주어야 비로소 환율의 고저를 가늠할 수 있다. 금리변동에 따른 경제적 신호를 관찰하고 변화 방향을 예측하는 일은 .금융 및 실물 자산운용의 척도가 된다.                         
                                                   졸고 ; 금리의 구성 요소  참조

   실물시장 내지 금융시장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면 먼저 금리 기능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 금리는 자금의 사용가격으로 현재 소비할 것인지 아니면 미래에 소비할 것인지를 선택하게 하는 가격기능을 한다. 만약 금리가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같은 실물경제 상황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으면, 현재소비를 억제하거나 채권의 보유를 늘려야 보유자산의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비정상적 저금리일 때, 가계는 대출을 받아서라도 실물자산 보유를 확대하여야 경제적 낭패를 막을 수 있다. 쉬운 예로 2000년대 초중반, 한편에서는 초저금리로 유동성을 팽창시키고 다른 한편에서는 부동산 시장을 억누르겠다고 각양각색의 행정조치를 연달아 내놓았다. 금리를 내리면서 자산시장을 억누르겠다는 발상은 좌회전 신호를 깜박이면서 우회전하는 격으로 시장의 혼란과 불신을 증폭시키는 일이다. 이는 새끼줄로 묶어 놓고, 헐크를 꼼짝 못하게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금리는 생산성이나 수익률이 최소한 금리보다는 높은 산업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하며 자원배분(resource allocation) 기능을 한다. 예컨대 생산성이 낮아 중장기적으로 높은 금리를 부담할 능력이 없는 산업, 기업은 자금조달이 어렵게 되어 퇴출되어야 한다. 반대로 금리가 경제상황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을 경우 사양산업, 부실기업으로 자금이 배분되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산업구조고도화를 지연시키거나 방해한다. 예컨대,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경기부양을 하겠다고, 금리를 인위적으로 내려 3천불 시대를 이끌었던 재래식산업이 돌아가도록 지원한다면 어떻게 될까? 토지, 노동, 자본 같은 생산요소들이 저기술산업에 묶이게 되어 결과적으로 산업구조가 정체되기 마련이다. 경제상황을 적정하게 반영한 금리는 나라 전체적으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이며 산업구조를 선진화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 금리는 저축과 투자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줌으로써 경기조절 기능을 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소비와 투자가 감소하고 저축이 증가하여 경기를 진정시키고, 금리가 하락하면 저축이 줄고 소비와 투자가 증가하여 경기가 부양된다. 그러나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저축 부족으로, 중장기 유효수요가 감소하고 투자재원 조달이 어려워져 성장잠재력이 저하되어, 어느 순간 경기가 급강하할 가능성이 커진다. 오늘날 한국경제가 겪는 가계부실에 따른 소비수요 감소는 인위적 경기부양을 위한 저금리가 장기간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금리의 경제적 기능을 무시하고 금융을 산업정책의 도구로 여기는 일이 너무나 오랫동안 이어졌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다.

   경제구조가 성숙해질수록 금리의 경제적 기능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변동방향을 관찰하여야 실물 및 금융자산 거래와 관련하여 적어도 실패는 예방할 수 있다. 고령사회가 진전될수록 자산형성 기간보다는 소비 기간이 더 길어짐에 따라 먼 시각으로 시장을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가나 환율도 마찬가지이지만, 금리가 실물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그 만큼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시장까지 왜곡시켜 시차를 두고 경제적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대비하면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를 외면하면 초과손실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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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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