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빛나는 유산

    절대빈곤을 벗어나면서 생존 그 이상의 마음의 여유나 풍요를 찾고 싶은 것이 인간의 뿌리칠 수 없는 속성이다. 그러나 세속적 부의 크기가 “생각하는 갈대”인 인간의 내면세계를 채우지 못하고 되래 더 허기지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인지 미제스(Ludwig. v. Mises)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정신적 풍요는 밖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자유주의(自由主義)는 인간의 외형적 복지만을 추구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오스트리아 학파로 주관적 효용을 중시하는 그는 자유주의(Liberalism) 주창자이면서도 자유주의가 세상의 만능이 아니라는 점을 일찍부터 경고하였다. 이 말에는 인간세상에서 물질세계와 정신세계가 비례하는 것이 아니며, 경제성장과 행복지수가 같은 것이 아니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자유주의는 생산하고 분배하고 소비하는 모든 경제행위가 개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과 능력에 의해 유도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정신적 풍요 내지 행복을 정의한다는 극히 어려운 일이지만 영국 속담에 있는 의미를 새길 필요가 있다. “하루 동안 행복하려면 이발을 하고, 한 달 동안 행복하려면 말을 사고, 한 해를 행복하게 지내려면 새 집을 짓고, 평생을 행복하게 지내려면 정직해야 한다.” 국어사전에 보면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바르고 곧은 마음의 상태”를 정직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이는 정직이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대부분 사람들이 경제적 노력의 최종 목표는 아마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경제적인 정말 경제적인” 가치는 다름 아닌 정직한 자세와 모습이다.

  신뢰의 바탕이 되는 정직이 물결치는 사회에서는, 허위정보를 가려내거나 상대의 진면목을 보기 위하여 시간과 재물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정직한 친구 옆에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정직은 주변 사람 특히 가족들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자부심 같은 것을 심어 줄 수 있다. 예컨대, 내 자식이 “잘나고 똑똑하다”는 것보다는 정직하고 떳떳한 자세를 가지고 있음을 내심 자랑으로 삼을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사회가 될 것인가? 실제로 스탠리(T.J.Stanley)가 쓴 “백만장자 마인드(The Millionaire Mind)”에는 미국에서 (비록 공부는 잘하지 못했어도) 거부가 된 사람들의 65%가 그 자신들의 성공 요인으로 정직성을 꼽았다는 통계가 있다. 

  순간의 체면치례나 허영심을 달래려는 악의 없는 거짓말도 마음의 동요를 일으켜 집중력이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자칫 만사를 뒤엉키게 할 우려가 있다. 결국에는 자기 자신 스스로도 속이게 되는 거짓말이 정말 비경제적이라는 것은 “한 마디 거짓말이 천 가지, 만 가지 진실을 망쳐버린다”고 한 아프리카 가나의 속담이 잘 설명하고 있다. 거짓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을 들여다보면 거짓말한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또 다른 거짓말을 하여 “거짓말의 거짓말”을 하게 되는 모습이 엿보인다. 아무리 뻔뻔하고 삐뚤어진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인사라 하여도 뒤돌아서서는 크고 작은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이 “정직하게 살면 출세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 암울한 광경은 누구의 잘못인가? 사회구성원들이 정직하지 못하여 서로 불행하게 되는 것은 그 사회의 가치체계를 일그러트린 기성세대 모두의 책임이다.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이 정직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환경을 가꾸는 일은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로 그치지 않고 이어가야 할  “위대한 유산”이 될 것이다. 우리는 그 건강하고 신선한 빛을 어디서부터 끌어당겨야 하는가? 

   정직한 자세와 행동은 특별한 각오와 맹서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안분지족(安分知足)하는 자세에서 자연스레 배어나오는 것이다. 근검절약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불의와 거짓이 끼어들 틈이 어디 있겠는가?  정직하고 사는 길이 무척 어려우면서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누구에게나 가능하고 가장 편안한 길이기도 하다. 그 때 비로소 경제성장과 행복지수는 비례하여 커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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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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