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부정부패와 관련된 사건들이 불거지고 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남의 일로 생각하고 그저 단순헌 흥미거리고 여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부패는 모든 사람들의 경제활동에 직간접 충격을 준다. 얼마 전에는 검인정 교과서 값의 약 20%는 부패의 대가라는 충격적 보고가 있었다. 수년전 미경제조사국(NBER)의 보고서는 만약 싱가포르에 멕시코와 같은 부패가 있다면 국민의 조세부담이 약 20%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과거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미의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은 부패라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부패는 어떠한 경로를 통하여 가격기구를 훼손하고 자원배분기능을 왜곡하여 모든 경제 활동에 충격을 미치게 되는지 들여다보자.

  # 상품의 가격을 상승시켜 소비자부담을 증대시킨다.
  힘 있는 사람에게 갖다 주는 검은 돈은 기업주가 대대로 물려받은 전답을 팔아서 조달한 것이 아니다. 장부를 허위로 조작하거나 하청기업에 압력을 가하여 조성한 것이므로 결국은 생산원가에 포함되기 마련이다. 제품 가격을 상승시켜, 결국 최종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내가 입주하는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가 윗선에 뇌물을 바쳤다면, 이는 사실상 내 돈을 빼앗은 것과 다름없다.
  부패한 정부의 과잉통화 공급은 특정기업, 특정인에게 혜택을 주지만 결국 인플레이션을 유발시켜 전체 국민이 부담을 지게 된다. 또 부패한 관료들은 불필요한 부문에 대한 과잉 지출을 유발시켜 직접적 간접적으로 조세부담을 증대시킨다.

  # 생산성 저하와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
  경제의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기업과 가계가 열심히 일하려는 동기여하에 달려 있다. 그런데, 열심히 일하는 사람보다 그럭저럭 사는 사람, 부패한 인사가 더 잘 살고 거들먹거린다면 사람들의 맥이 빠지게 된다. 성취동기를 빼앗아 맡은 일에 대한 자부심을 잃게 하여 결과적으로 생산성을 저하로 나타난다. 무엇보다 큰 손실은 상품을 남보다 더 좋게, 더 싸게, 더 빨리 만들어 경쟁을 확보하겠다는 기업가정신을 해치게 된다. 기업이 신상품개발보다는 금융 ․ 조세 ․ 인허가 같은 이권경쟁(利權競爭)에 몰두하고, 편법으로 한탕하려는 생각을 갖게 되면 어떻게 될지 말할 필요도 없다.
  부패한 인사가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면 어쩔 수없이 사적이해(private interests)를 우선하여 고려하게 되어 공공의 이익과 후생은 저하되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무엇인가 감추려하기 때문에 그 사회의 투명성이 저하된다. 투명성이 저하되면 될수록 사람들을 수군거리게 하여 유언비어가 나도는 불행한 일도 벌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각 경제주체들이 미래에 대한 예측 능력이 떨어져 자연히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기 마련이다.
# 자금흐름 왜곡으로 산업구조고도화를 방해한다.
  부패는“보이는 손”으로 작용하여 시장을 통제하기도 하지만 왜곡된 정보를 전파시키고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보내게 되어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 만약 왜곡된 정보를 기초로 사양산업, 부실기업이 자금을 대출받으면, 그 만큼 유망산업, 성장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제약을 받는다. 한정된 자금을 미래산업에 공급하지 않고 악덕기업에 공급하게 되면 산업구조고도화를 저해하여 결과적으로 국가경쟁력을 좀 먹는다.

  부패는 물가를 상승시키고, 세금이 늘어나고, 국가경쟁력이 저하와  경제위기를 초래할 위험을 잉태한다. 탈세범이 있으면 결국 다른 시민이 그 범죄자가 탈세한 만큼 세금을 더 내야만 한다. 나라의 살림살이는 어쨋든 누군가가 부담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패예방은 관련조직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서로서로 감시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일반 시민들이 부정부패를 그저 남의 일로 생각하는 한 부정부패를 뿌리 뽑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근대사회를 발전시킨 것은 선량한 사람들의 건강한 시민정신(civis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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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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