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십 수 년 간 벌어진 청문회를 되돌아 보면,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게 된다. 청문회에 나올 정도로 이 사회에서 큰 혜택을 받은 인사들이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하찮은 것까지 죄다 움켜쥐려한 모습이 적나나하게 보인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롭게 되면서도 정신적으로는 더 공허하게 되고 있는 것인가?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세상의 등대가 되어야 할 고위인사들이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파렴치한 행동을 하며 갈팡질팡하고 있다. 최소한의 도덕과 규범 그리고 하등의 가치관도 없이, 보통사람들은 생각도 흉내도 내지 못하는 일을 거리낌없이 저지른다. 문제가 불거지면 구차한 변명과 넋두리를 늘어놓는 모습이 애처롭다. 더 안타까운 일은 사람들이 이 오염된 인사들을 영웅으로 오인하고 이들의 말장난에 따라 이리저리 쏠림현상을 나타내며 헛되이 편가르기를 하는 광경이다.
  어쨋든 수십 차례의 청문회는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어 우리사회를 한층 성숙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 믿고 싶다.

  #  지도자가 되고 싶어하는 미래의 주역들에게 부끄러운 행동을 자제하도록 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사리사욕만 생각하고 달리면, 언젠가는 그 이상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교훈을 야망있는 청소년들에게 심어 주어야 한다. 수년전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우리사회에서 “정직하게 살면 출세하기 어렵다”고 하였는데 이 끔찍한 생각들을 바꿔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적어도 지도자의 꿈을 가진 청소년들은 지금 우리사회가 직면한 “도덕적 도전”들을 마음속에 새기고 스스로 질문하고 질문하여야 한다. 청소년들이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일은 우리의 밝은 미래가 달린 소중한 사회적 자본이다.

  #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수신제가(修身齊家)의 의미를 새기게 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마음을 가지런하게 하여야 비로소 몸이 닦여지고, 몸을 깨끗하게 닦아야만 집안을 바르게 할 수 있다. 그 뒤에야 공동체에 대한 큰 뜻을 펼칠 수가 있는 것이다. 제 몸과 마음을 추스르지 않고 어찌 가정을 책임지고 돌 볼 수 있겠는가? 제 몸을 닦지 않아 악취가 진동하는 자가 높은 자리에 앉아 힘을 휘두르면, 그 사회도 덩달아 삽시간에 오염될 수 밖에 없다. 백범일지(白凡逸志)를 여러 번 읽다보면, 자신에게는 서릿발처럼 엄격하였으나, 집안과 이웃에 대하여는 세심한 인간적 주의를 기우린 흔적을 여기저기서 느끼게 된다.
   # 젊은이들이 그 뻔뻔스러운 자들의 생김새와 행동거지를 눈여겨 살펴두었다가, 살아가면서 그 철면피 같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해가야 한다는 교훈을 줄 수 있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아무하고나 노는 사람들은 스스로 타락하기도 쉽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을 못살게 하는 경우가 많다. 착하기는 하지만 바른자세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우리 속담에 “모진 놈 옆에 있다가는 벼락 맞기 쉽다”고 한 것처럼 지저분한 인사들과 귓속말을 주고받다가는 어느 날 갑자기 구정물 뒤집어쓰게 되는 모습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개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이 상충될 때, 즉 동기양립(動機兩立)이 불가능할 때, 사람들은 어떠한 자세를 보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조직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도 하고, 영광된 자리도 차지하고 돈도 벌어들이는 일은 누구나 큰소리치며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가지 떡을 모두 다 차지하지 못할 경우에 소인배와 선비의 선택은 순식간에 엇갈리게 마련이다. 소인배의 경우에는 공익은 제쳐두고 자기자신만을 최우선으로 지키려들 것이다.
  이들이 나팔소리 요란하게 멸사봉공을 외칠수록 그 사회의 공동선은 멍들어 가기가 쉽다. 어쩌면 화려한 구호와 치장 뒤에 마냥 부풀어가는 자치단체 그리고 정부의 재정적자도 그 멍든 자국 중에 하나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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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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