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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하시모토식' 정치 혁명 나설까


 <안철수, 하시모토식 정치혁명 할까?>—-

새해를 앞두고 한국과 일본의 정치판이 요동치고 있다. 양국 모두 경기 침체 속에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새로운 정치 세력이 출현하고 있다. 여권도 야권도 아닌 ‘제3의 길’을 내세운 새로운 인물들이 기성 정치판을 뒤흔든다.

한일 양국의 정치 지형도를 바꾸고 있는 주인공은 40대의 정치 신인인 안철수(49)와 하시모토 도루(42)다. 두 사람 모두 정치 경력이 일천하다. 안철수 씨는 공식적으로 정치 참여를 선언하지도 않은 상태다.

총성 없는 전쟁터인 정치의 세계에서 40대 정치 신인이 ‘대권’을 움켜잡을 수도 있는 형국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두 사람 중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1세기 한일 양국의 변화도 예상된다.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은 지난 4월10일 일본 지방선거 때 최대 승자였다. 그가 이끄는 지역 정당 ‘오사카 유신회’는 오사카 부의회, 오사카 시, 사카이 시에서 민주당과 자민당을 누르고 압승했다. 하시모토는 2008년 자민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오사카부 지사에 당선됐지만 2010년 오사카 유신회를 만들어 자민당과 결별했다.

그는 일본인들이 좋아할 만한 극적인 요소를 모두 갖췄다. 하시모토의 아버지는 차별지역인 부락 출신의 비주류다. 그의 유년기 때 어머니와 헤어진 아버지는 수도공사판 등을 전전하다 그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자살했다고 한다. 하시모토는 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랐고, 중고생 시절 럭비선수로 활약했다.

하시모토는 재수를 통해 와세다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재학시절 의류 판매 및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변호사 시설엔 일주일에 9번 넘게 TV에 출연해 법률 상담 등을 하면서 ‘예능인 변호사’로 지명도를 높였다.

39세이던 2008년 오사카부 지사 선거에서 당선된 그는 공무원 임금과 각종 단체 보조금 삭감을 과감히 추진해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오사카부를 취임 2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았다.

하시모토는 보통 일본인과 달리 자기 목소리를 확실히 낸다. 그는 개성을 중시해 방송인 시절 노랗게 머리 염색을 하고 선글라스도 끼고 다녔다. 트위터를 활용해 독설, 야유, 조롱을 퍼부어 기득권 세력과 각을 세웠다.
 
지난달 27일 오사카 시장 선거에 당선된 하시모토는 당선 기자회견에서 공무원 30% 감축과 낙하산 취업 금지를 선언했다. 철밥통으로 불리는 시청 공무원들의 구조 조정을 최우선 개혁 과제로 내세웠다. 하시모토의 ‘오사카발 혁명’이 성공해 그가 차기 총리에 오를 수 있을지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하시모토와 많이 다르다. 자수성가한 하시모토와 달리 안철수는 유복한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국내 최고 명문인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엘리트 출신이다. 
 
안철수 씨는 점잖고 어눌한 언변과 진정성이 묻어나는 소통으로 우리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일부 비판도 있지만 그만한 인물을 찾기도 쉽지 않다.

안 원장은 서울대 의대 출신인 안영모 부산 범천의원 원장의 아들로서 풍족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의사에서 벤처기업가, 교수를 거치며 엘리트로서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사실 서민과는 거리가 있다.
 
안 원장은 ‘일본의 유신’을 외치며 정치 혁명에 나선 하시모토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선을 1년여 남겨뒀지만 안 원장은 ‘대권 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신비주의’ 전략을 고수중이다. 

지금의 인기도를 보면 두 사람 모두 대권 가능성까지 열려 있는 상태다. 하지만 하시모토와 안철수의 전략은 다르다.

하시모토가 ‘일본 혁명’을 내세우고 정치 전면에 나선 반면 안철수는 ‘한국의 변화’를 주장하면서도 정치는 안 한다는 입장이다. 대선까지 아직 1년여의 기간이 남아있어 많은 변화가 예상되지만 안철수 씨가 하시모토에 비해 몸을 사리고 있는 셈이다. 
 
새로운 정치 세력의 대두는 세계적인 추세다. 한국과 일본에서도 ‘정치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기존 정치권과 신흥 세력간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다.
 
누구도 미래를 장담할 순 없다. 하지만 이들 두 사람이 한일 두나라의 정치 지형 변화에 큰 영향을 가져올 것은 분명해 보인다. / 이상

1988년 말 한국경제신문에 입사했습니다.
2004년 3월 도쿄특파원으로 발령받아 2007년 3월 말까지 도쿄에서 근무했습니다. 2004년 3월 도쿄특파원으로 발령, 도쿄특파원 근무를 마친 후 2011년 3월부터 한경닷컴 뉴스국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숙명여대, 선문대 등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교양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 '일본 기업 재발견(중앙경제평론사)' '다시 일어나는 경제대국,일본(미래에셋연구소)' '창업으로 하류사회 탈출하기(중앙경제평론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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