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나쁜 회사는 없다

중견기업 3년차 A씨는 사업성과가 좋은 유능한 여직원이다. 그런데 요즘 마음이 여간 불편하다. 회사에 출근하면 웬지 마음이 불편하고 의욕이 떨어진다. 마음을 다잡으려고 하지만 흐트러진 마음이 잡히지 않는다. 벌써 두 달째. 이유를 생각해보니 회사 전체적으로 사업실적이 떨어져 분위기가 안 좋은 시기와 일치한다. 리더들은 실적을 높이기 위해 조직을 강하게 압박하고 실적이 낮은 동료들은 좌불안석이다. 회사 전반적으로 야근이 계속되고 조직의 긴장감이 어느때보다 높다. 주변 동료들은 A씨를 부러워하는데 A씨는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A씨에게 물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회사란 무엇인가요?”
A씨는 네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성장과 자기계발이 되는 회사
둘째, 업무에 자율성이 보장되는 회사
셋째, 성과에 대해 공정한 평가와 보상이 되는 회사
넷째, 사람의 여유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회사

 

“당신이 생각하는 나쁜 회사란 무엇인가요?”
A씨는 좋은 회사의 반대라고 얘기했다.
첫째, 매출과 실적 압박이 심한 회사
둘째, 사소한 일처리 방법까지 지시를 받아야 하는 회사
셋째, 수시로 바뀌는 기준과 보상이 적은 회사
넷째, 일이 없어도 야근을 해야 하고 일찍 퇴근하면 눈치를 봐야 하는 회사

 

“그러면 지금 회사는 좋은 회사인가요? 나쁜 회사인가요?”
A씨는 대답을 이어갔다.
“지금 회사가 나쁜 회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길지 않은 3년의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지금 회사가 아니라면 어디서 이렇게 많은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싶다. 그런데 최근에 회사 전반적으로 실적이 나빠지면서 전 조직이 매출과 실적 압박이 너무 심해 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과거처럼 자율적으로 일을 하도록 두는 것이 아니라 세세한 부분까지 너무 챙긴다. 야근 부분도 불만이다. 9시 이전에 퇴근하면 눈치가 너무 보인다. 나는 오늘 할 일을 마무리했는데 리더나 동료들이 일을 하고 있으니까 먼저 나가는게 불편하다. 그리고 야근을 하면 저녁먹고 차마시는 시간이 생겨 실제 일하는 시간은 아주 짧다. 그래서 동료들 신경안쓰게 조용히 퇴근을 했는데 다음날 상사가 불러 인사도 안하고 퇴근한다며 질책을 하기도 한다. 나는 직장이 일만 하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녁시간에 사람도 만나고 자기 계발도 하고 싶은데 지금은 일 외에는 개인 삶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사업목표도 그렇다. 나는 실적을 달성하면서 가고 있는데 다른 동료들이 부진하자 내 개인 목표를 수정했다. 일을 잘하면 계속 새로운 일이 주어진다. 연초에 부여받은 업무와 목표가 불과 6개월 만에 다 바뀌었다. 연말에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된다. 그래서 지금은 좋은 회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A씨에게 다시 물었다.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A씨는 한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지금 상황에서 이직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라 맡은 역할에 충실하려고 한다. 힘이 들고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내가 감수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 지속된다면 다른 회사를 알아봐야 할 것 같다. 문제는 지금의 회사 상황이 일시적인 상황이 아니라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가 적다는 거다. 그래서 더 힘들고 고민이 많이 된다.”

어느 기업이나 위기는 있다. 위기가 오면 비상경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고 한다. 문제는 비상경영을 한다고 하면서 기업이 가진 좋은 문화를 모두 던져 버리고 나쁜 문화를 형성해 버리는 것이다. 비상경영을 통해 단기적인 위기를 극복할 수는 있지만 그 결과가 나쁜 조직문화가 만들어진다면 득보다 실이 훨씬 더 크다. 특히, 좋은 인재, 핵심인재가 이러한 과정에서 회사에 실망하고 애사심이나 자기 일에 자부심이 떨어지거나 조직을 떠난다면 이만저만 손해가 아니다. 기업이 1~2년 하려는 것이 아니라 100년 기업으로 가고 싶다면 단기적 위기상황을 단시안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나쁜 대응이다.

 

사례로 제시한 A씨에 대해 리더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분명한 것은 그대로 두면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결국 비상경영한다면서 좋은 인재만 놓치게 된다.
첫째, 대화를 나눠라. 고민이 무엇인지, 어려움이 무엇인지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둘째, A씨가 조직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를 인정해주고 신뢰하고 있음을 표현해 줘라. 사람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 만으로도 돈이상의 보상을 받는다.
셋째, 함께 개선점을 찾아라. 꼼꼼한 업무지시와 야근은 수단이었다. 리더는 조직운용의 개선점을 찾을 수 있고 핵심인재는 개선된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

 

좋은 회사, 나쁜 회사란 무엇인가? 회사라는 기업의 본질은 사람이다.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행동하는가가 좋은 회사, 나쁜 회사를 결정짓는다. 그래서 건물이나 브랜드로 형상화되는 기업이 좋은 회사, 나쁜 회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좋은 회사, 나쁜 회사는 그 속에 있는 구성원들에게 달려있다. 문제가 있는 경영자, 임원, 리더, 직원들이 많다면 나쁜 회사가 되는 것이다.

정진호_가치관경영컨설턴트_IGM 교수

 

현대차,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연구위원(2001~2010년)를 역임, 아시아경제 '충무로에서' 고정 칼럼(2013년), KBS1라디오 생방송 글로벌대한민국 '힐링이필요해' 고정 출연(2013년)
現,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가치관경영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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