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는 나의 자유가 중요한 만큼 남의 자유도 존중하려는 의지가 있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이런 자세는 사회구성원 각자가 준수하여야 할 도덕성, 사회정의 그리고 법질서의 밑바탕이 된다. 동시에 사유재산의 보호와 평화 유지의 기틀이 된다.

  논어에서는 "네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 ;  顔淵 2)고 하였다. 이는 목민관에 대하여 "매사를 사심 없이 처리하여 나랏일이나 집안일에서 남의 원망을 사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당부가 아니겠는가?
  또 마태복음 7장 12절 "황금률"에는 "너희가 바라는 바를 먼저 남에게 해주어라"고 하여, 자유주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였다. 이는 오늘날 시장경제체제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생산자의 자세를 잘 설명하고 있다. 황금률(黃金律)이 내포하고 있는 역지사지의 자세는 조화로운 공동체를 이루고 발전시키는 필요조건이다. 내 인생이 중요하면 남의 인생도 중요하고 내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하다고 생각하는 데서 공동체 의식은 출발한다.
  지금  선풍적 인기를 모으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들(M. Sandel)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다원주의 사회에 살면서 사람들이 서로 다른 윤리적 이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할 때 비로소 공정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또 “내 이웃이나 나와 같은 시대의 사람들이 비록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생각하고 달리 행동한다고 할지라도 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자세는 자유주의 가치를 파괴하는 길이다. 우리는 아우슈비치 수용소 학살, “양심수”의 시베리아 유형, 그리고 "반동분자"의 아오지 탄광 유배 같은 만행이 그 사회의 잠재력을 급격히 마비시키는 것을 보아 왔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내치려는 행위는 문명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밀(J.S. Mill)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 외에는 구성원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그 어떤 힘의 행사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조직과 사회에서 따돌림을 당한다면 처음에는 자신을 원망하지만 자칫하다가는 무조건 사회를 원망하는 사회병리현상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여기서 일류국가와 일류기업은 무엇이 다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은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낮춰야 이익을 많이 내는 일류기업이 될 수 있다. 또 무능력자는 하루속히 솎아내고, 납품단가는 무자비하게 깎아내려야 일류 간부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가는 힘없는 사람, 못난 사람, 병든 사람, 나쁜 사람 모두를 껴안아 주어야 비로소 일류국가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는 점이다. 힘없는 사람은 부축해 일으켜주고, 병든 사람은 치료해주고 나쁜 사람은 벌을 주어 착한 사람으로 만들려는 의지가 있어야 비로소 선진국이 될 수 있다. 학교, 병원, 교도소 같은 공공시설이 필요한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생각도 다르고 능력도 다른 사람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공동체의 역량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인류문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역사적 사건들은 그 당시 사회 통념과는 동떨어진 것들이 대부분이었음을 상기하자. 아주 쉬운 예로 갈릴레오의 지동설이 처음에는 금기와 역설의 주장이었다. 
  획일적 가치가 중시되던 초기산업사회와 달리 미래사회에서는 다원적 가치를 조화시키고 결집시켜야 성장과 발전이 이어질 수 있다. 어느 사회에서나 황금률(golden rule)이 소중하게 지켜지도록 하는 일은 새롭고 획기적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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