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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이야기 (3) - 환율의 변동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환율은 중장기적으로 산업경쟁력 즉 경제의 본질가치에 따라 추세변동하게 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외환시장에서 수요와 공급 상황 그리고 그 예상에 따라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외화 수급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눈 앞의 환율을 점치기는 매우 어렵다.

  # 국내 경제사정이 변하지 않아도 국제환경 변화에 따라 환율이 급변동할 수 있다. 환율은 한 나라의 경제 상황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국가의 경제 환경을 반영하는 까닭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small open economy)”인 우리나라는 한 때 미국이 기침을 하면 재채기를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이 감기를 앓으면 우리는 몸살을 하게 되었다. ’04년을 전환점으로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가 미국보다 중국이 더 높아지고 지금은 차이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 우리나라와 같이 자본시장이 완전 개방된 나라에서는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foreign portfolio investment) 자금 유출입 향방에 따라 환율이 변동한다. 물 탱커가 뚜껑을 연채로 바다에 떠있는 것과 다름없어 파도가 심할수록 크게 출렁거린다. 국제금융시장 파도타기 게임에서 지는 만큼 외화는 외국인 몫이 되어 언젠가는 유출되고, 이기는 만큼 외화는 내국인 것이 되어 언젠가는 유입 될 것이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것은 자국 통화 베이스로 이익을 보자는 것이다. 증권투자 매매차익이 예상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현재의 환율이 높다고 판단할 경우 미래 어느 시점에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을 보고 외화를 반입할 것이다. 반대로 원화가치가 본질가치 이상으로 상승하여(환율하락) 하여 미래의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볼 때는 외화를 유출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채권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같이 채권수익률이 낮아도 향후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면 외국인 채권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 ‘08년 금융위기와 같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는 환율은 이론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모든 경제적 동물이 가지고 위험회피 본능이 과다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불안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안전자산을, 외환시장에서는 기축통화를 보유하려고 한다. ’08년 세계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달러화가 폭등하는 아이러니를 생각해보자. 그러나 위기상황이 해소되면 다시 원위치로 되돌려지는 것이 금융시장의 기본 생리임을 상기하면 큰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 

  환율이 급변동할 경우 리스크 관리능력이상으로 외화를 매수하였거나 매도하였을 경우에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허겁지겁하다가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 무릇 금융시장은 언제 어디서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충분하고 냉정한 사람의 편이 된다. 금융시장에서 손실은 항상 누군가의 이익으로 귀결된다. 예컨대, 미국이 금융시장에서 커다란 이익을 시현하였다는 것은 다른 어느 나라에서 큰 손실을 보았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환율이 급변하면 그만큼 경제사회에 불확실성을 잉태하게 된다. 단순 수급 사정으로 환율이 변동하여도 성장, 물가, 고용 같은 경제활동에 충격을 주게 된다. 정부가 외환시장에 자의적으로 개입하여 정책에 대한 신뢰가 결여되면 환율의 변동성이 더 높아진다. 효율적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경제의 본질가치를 충실히 반영하게 하는 일이 투기적 수요를 줄이고 투기자금의 단기 유출입을 조금이라도 방지하는 일이다.

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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