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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거품과 역거품 (2) - 정보의 폭포

  주변에 있는 수재들의 특징 중의 하나는 컴퓨터 앞에서 헛되이 시간을 버리지 않는다. 반면에 많은 사람들은 무의미하고 해로운 정보를 쫓아 사이버 공간을 헤매다 일을 그르치치 쉽다.

  시시각각 여기저기 쏟아지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판단하기는 정말 어렵다. 지나치게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막상 가치 있는 정보는 골라내기 힘든 것이 오늘날 정보화 사회의 맹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다수의 타인을 따라 하다가, 자칫 집단적 판단의 오류를 범하고 비합리적 행동을 하게 된다. 이 같은 “정보의 폭포(information cascade) 효과”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불완전한 정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여 진실을 모른채 부화뇌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와 다른 군집본능(herd instinct)은 대중이 아무런 판단의 근거도 없이 어떤 스타나 우두머리를 맹목적으로 따르거나 흉내 내려는 것이다. 식민통치만이 살길이라는 구한말의 일진회(유신회), 그리고 우리 사회에 흔한 (오빠)부대, ××사모 같은 것들이다. 하여간 비합리적 집단 행동이 유발되는 점에서는  “정보의 폭포 효과”와 군집본능은 결과적으로 다르지 않다.

  “정보의 폭포 효과”가 나타나면 옳고 그름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다수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따른다. 어디서 불어오는 바람인지도 모르고 그냥 휩쓸리다보니 자신에게도 사회에게도 큰 짐을 지우기 쉽다.

  문제는 평소 이성적인 사람들도 자신의 의지를 넘어 비이성적 다수를 쫓아 과격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특정 후보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과장된) 이미지에 매료되어 열광적으로 지지하다, 급기야 상대후보의 지지자와 이유 없이 극한 대립을 벌인다.

  더 큰 문제는 나중에 설사 정확한 정보가 알려지더라도 이를 무시하고 집단적 판단의 오류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우상의 가면이 벗겨지고 실체가 들어나더라도 집단최면에 걸린 사람들은 애써 진실을 외면하려고 한다. 제3제국의 히틀러를 숭배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상당하고, 군국주의(軍國主義) 망상을 가진 극우 세력이 지금까지도 일본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그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독재정권, 부패한 정권에서 시달리던 사람들이 황당하게도 옛날이 좋았다며 향수를 가지는 아이러니는 태국만이 아닌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 과정에서 정보가 조작되거나 과장된 줄을 모르는 사람들 그들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입힌다는 점이다.

이 같은 정보의 폭포효과는 불안한 환경에서 더 심하게 발생한다고 한다. 인간의 감정과 정서를 조절하는 편도체(amigdala)라는 대뇌부위가 불안정한 사회에서 더 활성화되어 쉽사리 그릇된 소신과 행동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신경정신의학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불투명하고 불안정한 사회에서 대중조작(mass manipulation)이 쉽게 이루어지듯, 시장에서도 거짓되거나 부풀려진 정보가 생산되고 전파될 수 있다. 투자정보가 기업의 본질가치와 관련 없이 과대평가되거나 과소평가되어 돌아다니면서 정보의 거품과 역거품 현상이 발생한다. 연속적으로 정보가 생산되고 유통되는 증권시장에서 그 모든 정보를 짧은 시간에 수집하고 분석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타인의 판단과 선택을 따라하는 뇌동매매 현상이 나타나며, 그 틈새로 시세조정 또는 가장매매 같은 불공정거래가 용이해질 수도 있다.

  예컨대, 외국인들이 매수한다는 정보가 있으면, 너도나도 아무런 판단의 근거도 없이, 또 본질가치를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주식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거품이 형성된다. 그러다가 미래가치가 큰 주식이라도 유력 투자자들이 매도한다는 소문이 퍼지면 비관적 분위기가 넘쳐나 너도나도 헐값에 주식을 팔려는 바람에 역거품이 생긴다.

  정보의 홍수에다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보의 폭포 효과는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모른다. 여기서 비롯되는 금융시장의 거품과 역거품은 “개미”들에게 큰 손실을 입힐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냉정하게 들여다보고, 끈기 있게 기다리는 지혜와 역량을 가진 투자자에게는 큰 수익을 안겨주기도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을 안정시키는 경제적 순기능도 함께 하면서 …

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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