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원천과 이동

입력 2010-04-09 10:02 수정 2012-09-14 09:18


  인류문명은 수 만년에 걸친 수렵․채취 생활 이후에 약 3,000년에 걸친 농경사회, 그리고 약 300년의 산업사회를 거쳐 지금은 3~40년에 걸친 정보화 사회가 지나가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간 쌍방향 정보교환이 활발하여 생산과 소비를 조정할 수 있게 된 오늘날을 이다음에는 「후기 정보화 사회」로 규정할 것이다.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의 원천은 시대에 따라 토지에서 노동과 자본으로 이동하다가 산업사회후반부터 기술과 정보가 생산 활동에 기여하는 비중이 기아급수적으로 높아졌다. 각 생산요소가 경제성장과 발전 과정에서 어떻게 기여하여 왔는지를 들여다보자.

  # 토지는 농경사회에서 부의 척도이었으며 부의 가치 그 자체였다.
한국에서도 불과 오륙십년 전 만해도 천석꾼이니 만석꾼이니 하며 소유한 논밭의 크기만으로 얼마나 큰 부자인가를 가늠하였다. 단순재생산사회인 봉건시대의 권력이동(power shift)은 다름 아닌 토지 소유구조의 변화를 의미하였다.

  # 노동은 봉건사회에서는 토지의 한 부속물과 같은 처지였다.
수공업의 발달과 더불어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노동의 기여도가 점차 커졌다.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비중이 커지면서 노동은 장인(匠人)과 도제(徒弟)의 관계를 형성하며 경제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확대재생산 사회에서 노동이 생산물 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높아졌다.

  # 기술진보로 이윤을 창출한 생산자가 경영규모를 확대하면서 산업자본으로 변신하고, 시장이 확대되어 대량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였다. 생산에 기여하는 비중에서 자본의 위력은 더 커지게 되었다. 금융시장, 주식시장의 발달은 자본을 하나의 기업에 고정시키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게 하였다. 특정 산업과 기업에 집중과 분산이 가능하게 되면서 자본의 영향력이 자꾸 확대되었다.
부가가치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본의 몫이 지나치게 커지게 되면서 사회주의가 태동하게 하였다.

  # 기술혁신이 거듭되면서 기술은 새로운 생산요소로서 인류의 역사를 바꾸었다. 노동과 자본의 결합으로 기술혁신이 쉬지 않고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기술과 기술이 결합하여 기하급수적 성장을 가능하게 한 산업혁명은 인류를 절대빈곤 상태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먼저 동력혁명은 생산능력을 확대하여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였다. 또 교통혁명은 생산물의 신속한 이동을 통해 재화의 효용가치를 크게 증대시켰다. 통신혁명은 생산과 소비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게 함으로서 생산물의 공급량과 공급시기를 조절할 수 있게 하여 자원절약에 이바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 정보는 경제사회에서 상품의 수요와 생산을 예측하는 필수 기능을 한다. 오늘날과 같이 쌍방향 정보교환이 가능한 사회에서는 생산자는 소비자의 기호변화를, 그리고 소비자는 무엇이 생산될 것인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하여 생산품목과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어 생산비도 절감하고 효용도 높이게 되었다. 기술혁신과 마찬가지로 정보도 나누면 나눌수록 그 효용가치가 커지는 장점이 있다. 

  기술과 정보가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단순)노동이나 자본에 비하여 월등하게 커지면서 노동과 자본의 다툼은 그 의미가 줄어들었다. 그래서「불확실성의 시대」를 쓴 갈브레이스(J.K Galbraith)는 “공산주의는 더 이상 존재가치를 상실하고 사망진단을 받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나타남으로써 과거의 기술은 어느 순간에 쓸모 없는 기술로 추락할 수 있다. 그 많은 신기술 기업들이 삽시간에 명멸해가고 있다. 그래서 미래사회, 기술과 정보의 세계에서는 오로지 1등 만이 살아남는 "승자독식"의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술진보는 소수에게 부를 집중시키기 쉽고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소비수요를 위축시키는 동시에 빈부격차로 말이암은 사회적 갈등을 잉태하게 된다.
  생각건대, 자본주의의 미래는 점점 확대되는 승자독식으로 말미암은 부작용과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고 조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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