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m 거리 양편으로, 4개의 중형마트가 자리 잡고 있는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고객들을 유혹하느라 점포 밖에까지 상품들을 진열해 놓고 영업을 합니다. 시간별로 반짝세일이란 명목으로 할인을 해주고, 어떻게든 고객들의 지갑을 열게 하려고 애씁니다. 점포의 밝은 조명도, 직원들의 유니폼도 신경 쓴 게 엿보입니다.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나려는 열의가 눈물겹습니다.

네 곳 중에 유난히 북적이는 곳이 있습니다. SSM이라 불리는 대기업 마트가 아닌, 코너별로 업주가 다른 마트가 그렇습니다. 한번은 보쌈용 고기를 사러 갔었습니다. 고기와 함께 작은 봉지를 넣어주는데, 거기엔 고기 삶을 때 넣는 월계수잎과 통후추‧감초 몇 개씩이 들어있더군요. 덕분에  맛있는 수육을 먹게 됐고, 당연히 단골이 되었습니다.
생선코너는 손질이 번거로운 주부들을 위해, 말끔하게 손질하는 서비스를 해줍니다. 손에 비린내를 묻히지 않고도 몸에 좋은 생선을 먹게 되니, 예전 보다 생선요리를 더 자주 먹습니다. 항상 신선함을 자랑하는 생선들이 고객들의 선택을 기다리느라 눈을 부릅뜨고 있습니다. 생선의 눈빛도 선하고, 주인장의 눈빛도 선해서 좋습니다.

과일코너는 연신 시식용 과일을 건네며, 홍보에 열을 냅니다. 귤 한 상자를 사는데, 포장을 뜯고 썩은 것은 알아서 바꿔줍니다. 썩은 것 한 두 개 정도는 감안하고 구입하는데도 말입니다. 무거운 과일상자는 총알배송으로 집에 까지 날아옵니다. 멋진 유니폼과, 고급스런 인테리어는 없지만 고객들의 지갑을 여는데 성공한 사례입니다.

최악의 불경기에 소비자들의 지갑은 입을 다문 악어처럼 닫혀있습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 판매자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졌습니다. 불경기와 무한경쟁의 이중고를 넘어설 경영원칙.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가 아니라 ‘소비자가 무얼 원하는가’에 집중하는 거랍니다. 그 말이, 그 말 아니냐구요? 그럼 이 칼럼을 처음부터 다시 읽으세요.

김윤숙의 행복 테라피  <김윤숙 coool66@daum.net>

 
공감소통연구원 대표, 대전혜천대학 겸임교수로 활동중이며, '행복 인생 만들기'란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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