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에 갇힌 춘향이 이몽룡 기다리듯, 지난겨울 추위 속에서 간절히 기다리던 봄이 왔네요. 봄은 순환의 한 부분인데 언제나 첫 계절의 느낌을 갖게 합니다. 괜스레 설레고, 없는 첫사랑도 만들어 내어 추억의 그림이라도 그려야 할 것 같은 계절입니다. 나무마다 얼굴을 내민 새순들과의 만남이 반갑고, 잡초라는 억울한 이름을 가진 풀들도 사랑스럽습니다. 성급히 나풀거리는 얇은 원피스를 꺼내 입고 꽃샘추위와 맞서는 봄입니다.

 겨울이 가면 당연히 봄은 온다고 드라이하게 말하실 분도 계실 겁니다. 그렇지만 그 섭리가 깨지면 받게 될 충격과 고통을 생각하면, 때 맞춰 찾아와 주는 봄은 귀한 손님입니다. 이미 봄․가을의 존재가 사라질 위기라고 걱정을 할 만큼, 깨어진 섭리에 안타까워합니다. 그것을 복구하기에는 어마어마한 노력과 수고가 들어갑니다. 그렇게라도 해서 완벽하게 복구된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흔적과 상처는 지우기 힘들 겁니다.
 깨지지 말아야 할 것은 자연의 섭리만이 아닙니다. 또 깨진 것을 복구하는데 엄청난 수고가 따르는 건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 뱉은 부정적인 말과 기운을 회복시키려면 일곱 배의 긍정적인 말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일곱 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흔적과 상처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가능하면 깨뜨리지 않는 게 상책 중의 상책입니다.

 이러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저지르고 보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쳐 볼 생각은 안하고 천성이라고 치부해 버리기도 합니다. 일곱 배의 노력은커녕 깨어진 관계에 대해, 상대방의 속좁음으로 결론을 짓습니다. 사는 방식이 편해 보이지만, 주변에 자기사람은 없습니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게 진리니까요.

 창을 뚫고 나를 찾아와 준 햇살이 고마운 봄입니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도 고맙게 여기고 좋은 관계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깨뜨리지 말고 아름답게 가꾸어야 할 것. 자연과 사람과의 관계입니다. 가끔, 그릇은 깨뜨리셔도 됩니다. (그릇가게 사장님 말씀^^)

김윤숙 coool66@daum.net
공감소통연구원 대표, 대전혜천대학 겸임교수로 활동중이며, '행복 인생 만들기'란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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