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깔깔, 호호호, 짝짝짝. 30여명이 모인 강의실에 난리가 났습니다. 얼굴의 주름도 관절염도 잊고, 19세 청춘으로 돌아간 어르신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희끗희끗한 흰머리가 나이를 말해 주지만 강의를 듣는 열정은 이미 나이를 잊었습니다. 풍부한 리액션이 있는 노인복지관에서의 강의는 항상 성공적이어서 흐뭇합니다.

 반면에 요양원에서 하는 강의는 두 배로 힘듭니다. 어르신들을 자리에 모으는데도 꽤 시간이 걸립니다. 신나는 음악을 크게 틀어도, 크게 소리를 내봐도 절반은 주무십니다. 리액션이 없으니 강의하는 저도 제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내 강의가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회의(懷疑)를 갖고 요양원을 나섭니다.
 최악의 리액션 그룹은 중년의 남성들입니다. 굳어진 얼굴과 팔장 낀 자세는 넘기 힘든 장애물입니다. 웃음은 어디에 두고 나오셨는지 웬만한 유머에도 입 끝 만 달랑거릴 뿐입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손뼉까지 치며 반응하는 여성들과는 대조를 이룹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7년을 더 사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인간관계에서 리액션의 힘은 상당히 큽니다. 리액션은 우리말로하면 ‘맞장구’라 할 수 있겠네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신 혜민스님의 책에, ‘사람들은 맞장구를 잘 쳐주는 사람과 함께 할 때,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느낀다’는 말에 동감합니다.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주고, 슬픈이야기엔 같이 슬퍼 해주고, 행복한 이야기엔 같이 즐거워 해주고요. 여자들이 이걸 잘해서,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지는 거 아닐까 싶네요.

  소통의 비결을 말할 때도 리액션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긍정적인 리액션이 소통을 좋게 합니다. “그랬구나!” “몰랐네!” “힘들었겠다!” “잘했네!” “짜증났겠다!” “잘 참았네!” 몇 마디 익혀 두시면 막힘없는 소통이 저절로 되겠지요. 그렇지만, “그래서?” “도대체 뭐가 문제야?” “당신 하는 일이 그렇지 뭐!”라는 말은 ‘맞장구’가 아니라 ‘맞장 뜨자!’는 걸로 들리니까 삼가 하셔야 될 겁니다!

<김윤숙 coool66@daum.net>
공감소통연구원 대표, 대전혜천대학 겸임교수로 활동중이며, '행복 인생 만들기'란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