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냄새는 없어져도 향기는 남습니다~

 “떡 먹을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 방앗간 집 딸이 금방 뽑은 가래떡을 들고 나와 아이들을 유혹합니다. 공터에서 놀던 아이들이 참기름 냄새를 풍기는 그 아이 곁으로 모여듭니다. 어릴 적 시골의 가게는 살림방이 붙어 있는 구조라서 가게 집 아이들은 저마다 특유의 냄새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방앗간 집 딸에겐 고소한 참기름 냄새, 생선가게 집 아들에겐 생선 냄새, 한약방 집 딸에겐 한약 냄새. 그렇게 시골 동네 아이들은 냄새와 함께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동네의 유일한 2층집, 학교재단 이사장 집 딸에게는 우리와 다른 냄새가 났습니다. 그 아이가 지나갈 때면 엄마가 아끼는 ‘다이알비누’냄새보다 더 좋은 냄새를 풍겼습니다. 좋은 냄새가 나는 그 아이는 우리와 놀아본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대놓고 우리를 하대(下待)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가정교사수업뿐만 아니라 별도로 그림‧피아노레슨으로 바쁜 그 아이는, 사시사철 콧물이나 달고 산으로 들로 놀러 다니는 우리의 상대가 못되었나 봅니다. 학교에서도 흰밥에 든 검은 콩처럼 겉돌더니, 결국 도시로 전학을 가버렸습니다.

 한때는 그 아이를 무척이나 부러워했었습니다. 넓은 정원이 있는 2층집, 멋진 자가용과 신데렐라나 입었을 예쁜 원피스, 그 집 식모언니 말로는 입에서 살살 녹는 케잌도 매일 먹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자라 인생을 살아보니 생각이 달라집니다. 가엾은 그 아이는 고무줄놀이의 재미도, 우리 동네 뒷산에 신기한 동굴이 있다는 것도, 내가 뜯어온 쑥으로 맛있는 쑥떡을 만든다는 것도, 도랑 속에 다리가 나온 올챙이가 산다는 것도 모르고 어린 시절을 보낸 겁니다. 몸이 아파 학교를 쉬고 있다는 소식을 끝으로, 고급향수에 싸인 그 아이의 소식은 끊깁니다.

 사람마다 특유의 향기가 있습니다. 향기에 신경을 많이 쓰기에 혹여나 몸에서 불쾌한 냄새라도 날까 열심히 씻고, 값비싼 향수를 뿌리기도 합니다. 자동차에도 화장실에도 열심히 방향제를 구비해 놓습니다. 좋은 향기가 나는 공간엔 오래 머물고 싶고, 좋은 향기가 나는 사람은 함께 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악취가 나는 공간과 사람에게선 속히 벗어나고 싶은 게 본능입니다.

 냄새로 맡는 향기도 있지만, 눈으로 마음으로 느끼는 향기도 있습니다. 부드러운 목소리 톤과 말 한마디, 걷거나 앉아 있을 때의 자세, 손짓이나 미소, 호탕한 웃음으로도 향기를 드러냅니다. 온화한 눈빛으로도 향기를 낼 수 있지요. 이 향기는 코로 맡는 향기보다 더 우리를 끌어당깁니다. 냄새는 없어져도 향기는 남습니다. 당신은 어떤 향기를 가지고 계신가요?

 수만 송이의 꽃으로 만들어진 향기보다, 당신이 만들어 내는 향기에 취하고 싶습니다!

 <김윤숙 coool66@daum.net>

공감소통연구원 대표, 대전혜천대학 겸임교수로 활동중이며, '행복 인생 만들기'란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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