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시간이 가까워지니 서둘러야 겠네요. 연금이 입금되지 않아 실랑이 하느라, 첫 만남 부터 늦게 생겼습니다. 4D거울로 앞뒤 옆모습을 보니, 20대 후반의 내 모습이 그런대로 봐줄만합니다. 미리 돈 좀 모아 놓았더라면 탱탱한 20대 초반의 모습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시력을 교정해 주는 안약을 넣고 급하게 약속장소로 출발합니다.

 오늘 약속장소는 최신로봇이 요리하는 걸로 유명해진 고급 중식당입니다. 식당에 들어서자 소개팅 상대가 기다리고 있네요.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걸 보니 꽤나 신경 쓴 게 엿보입니다. 인사를 나누고 코스요리를 시킵니다. 이번 달은 ‘피부탄력제’와 ‘세포재생제’, 거기다 새로운 ‘연골생성제’를 구입하느라 지출이 과해서 정부에서 지원하는 ‘영양공급 알약’만으로 며칠을 버텨 온지라 음식이 꿀맛입니다. 게다가 소개팅 상대까지 맘에 쏙 듭니다.
 음식을 먹고 일어나, 인간수명이 166살까지 연장된 걸 기념해 건축했다는 166층 빌딩으로 향했습니다. 건물입구로 들어가려는데 테러의 위험 때문에 경찰들이 신분조사를 한다고 분위기가 어수선 합니다. 이런 젠장! 내 나이가 밝혀질까 걱정인데, 하늘이 도우셨는지 남자들만 조사를 한답니다. 남자가 손가락을 인식판에 들이대자 모니터에 뜬 기록이, 오~ 마이 갓! 26세랍니다. 부랴부랴 건물을 둘러보고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내게도 양심은 있으니까요.

 집에 와서 TV를 켜니, 요즘 뜨는 아기모델 얘기가 한창입니다. 의술이 마무리 발달해도 아기를 만들어 내기는 어려우니, 아기모델들의 인기가 하늘을 찌릅니다. 실제로 길가다가 아기들을 만날 확률은 ‘조개 먹다가 진주 나올 확률’쯤 됩니다. 정부에서 아무리 아기를 낳으라고 권장해도 낳질 않으니, 아기를 낳은 부모들은 돈방석에 앉게 될 정도입니다. 거리엔 젊은이들만 넘쳐나지 아기와 허리 굽은 노인은 보기 힘든 세상, 이쯤 해서 여러분께만 제 나이를 알려 드릴까요. 지금은 서기 2062년이고, 저는 97살 입니다.

 잠깐 졸다가 꾼 꿈에 살 좀 붙여 봤습니다. 황당한 얘기지만 이렇게 될 확률도 ‘조개 먹다가 진주 나올 확률’ 쯤 되지 않을까요. 100세까지 너끈히 살고, 성형기술은 점점 발달하고, 결혼과 출산율은 낮아지니 말입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2011년 1.23명으로 세계 최 하위권에 있다고 하네요. 1990년 1.6명에 비해 감소했고, 계속 감소할 거라 예측합니다. 아기들이 없는 세상 상상하기도 싫은데….

 다들 힘을 모아 출산율 좀 올리면 좋겠습니다!

 <김윤숙 coool66@daum.net>
공감소통연구원 대표, 대전혜천대학 겸임교수로 활동중이며, '행복 인생 만들기'란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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