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고령사회의와 새로운 도전

  불로장생은 태초 이래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앞으로도 계속될 인류의 그치지 않는 염원이다. 말할 것도 없이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은 모든 이의 행복의 좌표다. 그런데 어떤 학자는 “평균수명이 길어져 골치 아프다”라고 하면서도 스스로는 오래 살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이율배반적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아마도 사회의 앞날을 걱정하는 뜻에서 깊은 생각 없이 한 말이지 다른 뜻은 없을 것이다.

  고령사회를 축복보다 재앙이 더 클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은 대부분 경제의 질적발전보다 양적성장을 중시하는 성장제일주의 입장에서 비롯된다. 고령사회의 갖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이것저것 챙길 것도 많고 비용도 많이 들어 (단기)성장의 애로가 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조금만 멀리 생각한다면 고령사회는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세계)경제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축복이 될 수 있다.

  # 고령사회는, 지속적 생산성 향상으로 도래하고 있는 공급과잉(供給過剩) 경제구조가 초래할 (수요부족에서 오는) 불균형을 극복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세계경제는 초과공급과 수요부족의 갭이 점점 벌어지고 있어 현재의 주 5일 근무제로는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이대로 가면 주 2일 내지 주 3일 근무제가 도입되어야 하는데 고령사회가 이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 (얼마 전의 두바이 사태도 냉정하게 보면 공급과잉 경제가 초래한 부작용의 한 단면이다) 고령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도래될 생산가능 인구와 생산불가능 인구의 비율 역전이 이같은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

  # 사회보장제도 보완 등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고령사회는 경기진폭을 중화시키는 안정적 유효수요 기반을 제공할 수도 있다.  중장년 이후의 소비활동은 대체로 기복이 크지 않고 쏠림현상도 없을 것이므로 노령인구의 소비수요 안정은 경기안정에도 이바지할 것이다.

                                       ☞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 (1)”참조 

  그리고 예방의학 등 의료산업 성장을 이끄는 시니어 산업 확충은 새로운 수요기반을 창출할 수 있다. 노인복지 활성화는 경기회복의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시니어산업 분야에서 아주 초보적 단계에 있기 때문에 관련 산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에서 그 가능성은 무한대에 가깝다고 하겠다. 시니어산업은 (태양)에너지 산업과 함께 미래의 성장산업이자 필수산업이 될 것으로 변모할 것이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될 것이 확실한 바, 어느 시점에 시니어 산업 관련수요가 획기적으로 폭발될 것으로 보인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한차례 소동이 벌어진 후에 우왕좌왕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 마지막으로 사회복지제도가 마련되어 황혼기 노인들의 최저생계가 보장된다는 사회적 신뢰 기반이 구축되면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줄여 갈 수 있다.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교육불안, 고용불안, 주거불안 등도 생각해보면 궁극적으로는 「노후 불안」과 연결된 것들이다. 사람들이 미래가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고 생각할 때 엉뚱한 데 기웃거리지 않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앞날에 대한 믿음이 쌓일 때 우리사회를 피로하게 하는 무질서, 그  원인이 되는 무한경쟁, 막장경쟁도 줄어들 것이다.

  따져보면 경제성장은 사람들을 편하게, 오래 살게 하는 최종목표를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모든 일이 다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범위 안에서 가치 있는 일이지 그 자체 만으로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고령사회를 당장 경제성장의 짐이 된다고 하여 피해가려는 좁은 안목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맞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고령사회는 준비하는 사회, 준비하는 개인에게는 축복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재앙이 될 것이다. 고령사회 대비에 여기저기 한눈팔고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음을 깊이 인식하여야 한다.

 개인의 고령사회 이야기는  ☞ “고령사회, 축복인가 재앙인가 (1)”  참조

증권감독원에서 증권제도연구실장, 조사부장, 조사연구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미시간 주립대 객원연구원, 이코노미스트, iweekly 편집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성도회계법인 부회장, 현재 선인장학재단 이사,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비즈니스 워치 금융전문위원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