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행동하는 갈대다(곡선의 의미1) 

곡선은 실패를 견디고 재기를 모색하는 힘, 좌절과 절망의 무게를 이겨내고 재도전하는 힘이다. 곡선은 시련과 역경에 직면하면 유연하게 휘어질 수 있는 부드러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신화의 주역,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쫒겨 났다가 절치부심, 암중모색 끝에 다시 애플의 CEO로 복귀해서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살다보면 위기에 수시로 직면하고, 예기치 않은 불상사가 비일비재로 발생한다. 우리는 살면서 시계제로의 불확실한 곡선과 춤을 춰야 된다. 곡선은 위기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힘이다.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것이 살아남고, 올곧게 버티는 강한 힘도 필요하지만,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휘어지는 부드러움이 더 필요하다. 굽히고 휘어지면 폭풍도 견딜 수 있고, 시련과 역경도 능히 극복할 수 있다. ‘플렉스’(flex)라는 책을 쓴 세계적인 자기계발 전문가, 브라이언 트레이시(Brian Tracy)는 위기 상황일수록 현명하게 휘어지는 갈대의 미덕을 배우하고 충고한다. 낙락장송,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소나무와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신념을 지켜나감을 상징하는 대쪽 같은 대나무를 닮은 사람도 필요하지만, 모진 비바람에도 꺾이지 않고 흔들거리는 갈대나 버드나무 같은 유연성도 필요하다. 자세를 낮추는 것이 높이는 것이고, 굽어짐이 곧 일어섬이다. 위대함을 만드는 것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다. 강하면 부러지고 깨지기 쉽다. 부드러우면 외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파스칼의 말을 넘어서서 지금 더욱 필요한 것은 “행동하는 갈대”라고 한다. 생각하는 갈대는 곡선적 사고의 힘을 대변하는 말이고, 행동하는 갈대는 곡선적 행동이나 삶을 지칭한다. 생각이 바뀌어야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삶 전체가 바뀔 수 있다. ‘생각’이 바뀌어야 ‘생활’이 바뀔 수 있다. 생활을 바꾸려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브라이언 트레이시도 플렉스로 사고하고 플렉스로 행동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곡선적 사고와 곡선적 삶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다. 다행히 우리의 머리는 생각이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둥글게 만들어졌다. 프랑시스 피카비아의 말이다. 
나는 공고를 다니면서 용접을 전공했다. 첫 번째 용접 기능사 시험에서 보기 좋게 낙방했다. 그 원인은 용접기 온도조절이 서툴러서였다. 늘 연습하던 용접기가 아니라 기능사 시험 장소에서 처음 만난 용접기는 내 손에 익숙하지 않았다. 용접의 성패는 온도조절이다. 온도조절 실패로 철판의 가운데 동그란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 이왕 떨어진 용접 기능사 시험, 보름달 같은 구멍을 뚫어버렸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앞이 캄캄했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시험인데. 좌절과 절망의 무게가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다시 학교로 돌아오면서 재기를 다짐했다. 공고생에게 기능사 시험은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의 대입 수능시험이나 마찬가지다. 용접 기능사 시험에서 떨어진 이유를 분석해보았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용접기 온도 조절 실패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그 때 그 때의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즉흥적 판단력과 임기응변력의 부족이었다.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화되는 모든 변수를 다 고려해서 의사결정하는 매뉴얼은 세상에 아직 없다. 맥가이버가 위기 상황에 직면할 때 마다 매뉴얼을 펼처놓고 어떻게 탈출할 것인지를 고민하지 않는다. 주어진 조건하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도구와 위기상황을 비교 분석하면서 순식간에 탈출한다. 그렇다면 불확실한 상황이 시시각각 펼쳐지는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고 시나리오를 그려본 다음, 실제 상황처럼 대응하는 수많은 연습을 하는 수밖에 없다.  

곡선형 인간은 삶은 정해진 도로를 계획된 방식대로 달려가지 않는다. 곡선형 인간은 삶은 기본적으로 불확실하며 예측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해진 각본대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자유롭게 보여줄 수 있는 재즈연주라고 생각한다. 곡선형 인간은 앞으로 가는 것만이 성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곡선형 인간은 삶은 조정경기가 아니라 예측불허의 래프팅 경기라고 생각한다. 곡선형 인간은 인생에는 언제나 양면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곡선형 인간은 어둠과 밝음, 오르막과 내리막, 부정과 긍정, 불만과 만족, 한탄과 감탄, 성공과 실패,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 혼돈과 질서, 버림과 얻음, 낮춤과 높임, 걸림돌과 디딤돌, 불행과 행복, 불확실과 확실, 바닥과 정상, 저주와 축복, 위기와 기회, 퇴보와 진보, 불안과 안정이 순환하면서 반복되는 순환적 삶이라고 생각한다. 위기 상황에서 직선으로 정면 대응하다 오히려 돌이킬 수 없는 패배감을 맛볼 수 있다. 막다를 궁지에 몰릴 때 일수록 정면 돌파하기보다 한 템포 늦춰서 우회 공격하는 것이 낫다. 일보 후퇴해서 상황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기다리다 우회 공격하는 게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일보 후퇴는 이보 전진이다.

출처: 곡선이 이긴다(유영만, 고두현 지음)



한양대학교에서 교육공학으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Florida State University에서 Instructional Systems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즐거운 학습과 건강한 지식을 창조하여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을 5년간 경험한 후 현장에 현실이 있고 현실 속에 진실과 진리가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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