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와 피카소의 차이: 외롭게 죽을 것인가, 세상과 소통할 것인가?




창작은 개인적인 고뇌로부터 시작된다. 평소 갖고 있었던 문제의식이 풀리지 않거나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에서 창작은 시작된다. 또한 창작은 불현듯 떠오르는 아이디어로 시작될 수도 있으며, 평소 꿈꾸어왔던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과 탐색으로 시작될 수도 있다.


상상 속의 존재를 현실로 구현시키기 위해서는 고민되는 이슈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고민과 고뇌의 과정을 통해 구상한 창의적 아이디어는 이제 그 아이디어가 현실로 구현되는 구체적인 현장을 배경으로 철저한 검증작업을 거쳐야 한다. 아이디어는 혼자 시작하지만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과정은 관계되는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합작 과정이다. 아이디어는 독창성(獨創性)으로 시작했지만 협창성(協創性)으로 마무리된다.

아이디어는 모란꽃이나 장미꽃처럼 화려함이나 개성을 자랑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안개꽃이나 개나리꽃처럼 집단적으로 춤을 추어야 한다. 아이디어는 혼자 추는 독무(獨舞)로 시작하지만 현실화시키는 과정은 함께 추는 군무(群舞)다. 특히 기존 시장에 없었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하는 과정은 그 제품이나 서비스가 제공되는 구체적인 ‘현장’에서 현실적으로 ‘진실’을 인정받아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창의적 아이디어는 미완의 생각 수준으로 남게 된다. 세상의 무수한 질문에 대답해야 되고, 신랄하게 제기되는 비판에 정면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 상상 속의 존재가 현실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초기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노출시켜야 한다. 거센 저항과 어림도 없다는 비난, 질책도 견뎌내야 한다.

“당신이 우뚝 서고 대단하다고 인정받으려면, 이따금씩 맞고 쓰러져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은 기억하라. 적군에게 맞아 쓰러진 사람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아군에게 맞은 사람은 영원히 일어나지 못한다.”

토마스 왓슨의 말이다. 반 고흐와 피카소는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 반 고흐와 피카소는 둘 다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창의적 화가다. 전통적인 화법을 깨고 각자 독창적인 그림 세계를 개척했다. 역사적으로 가장 존경받는 화가라는 점에서도 공통적이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반 고흐는 돈 한푼 벌지 못하고 외롭게 죽었지만 피카소는 억만장자로 늙어서까지 매력적인 여자와 여생을 즐기면서 죽었다.


두 사람의 인생에 왜 이러한 차이가 발생했을까? 반 고흐는 살아생전 아군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그림을 그렸고 이 점은 피카소도 마찬가지였지만 피카소는 뭔가 달랐다. 보통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그림을 이해시키기 위해 방대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열과 성을 쏟았다. 독창적인 그림 아이디어를 독창적인 못한 평범한 사람들에게 쉽게 설득시킨 것이다.



밥 딜런은 “때때로 야유를 받지 않으면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둘 다 자신의 그림에 대해 야유를 받았고, 심각한 저항에 부딪혔으며, 세상 사람들이 이해해주지 않았다. 이러한 초기 저항에 대해 반 고흐는 외롭게 골방에서 고민했고, 피카소는 세상으로 뛰어나가 사람들을 설득했다. 아이디어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고 해도 세상에 노출되지 않으면 묻히고 만다. 아이디어는 세상 사람들의 심한 저주와 비난을 받고 살아남은 아이디어라야 의미와 가치가 있다. 반 고흐 식의 독창성은 세상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는다. 사후에나 유명해질 수 있다. 피카소처럼 과감하게 자신의 그림을 세상에 노출시키고 그들의 거침없는 비난과 질책을 인내심을 갖고 들어야 한다. 상상 속의 존재가 현실로 구현되는 첫 번째 단계인 아이디어를 놓아주어야 한다. 다이신지가 종이물고기를 바다에 놓아준 것처럼.

출처: 변화는 종이물고기도 헤엄치게 한다(한경 BP 출간)




한양대학교에서 교육공학으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Florida State University에서 Instructional Systems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즐거운 학습과 건강한 지식을 창조하여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을 5년간 경험한 후 현장에 현실이 있고 현실 속에 진실과 진리가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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