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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 인재에서 협창적 인재로 전환

21세기 인재상, 브리꼴뢰르형 인재:
독창적 인재에서 협창적 인재로 전환 

사회가 변화되면서 인재의 모습도 바뀌어왔다. 산업화 시대에는 정답이 하나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분야별 전문가가 문제에 대한 답을 갖고 있었다. 복잡한 일을 분업화시켜서 자신에게 맡겨진 일만 신속하게 처리하면 되는 시기였다. 덩치가 큰 것은 나누고 쪼개서 분석하고 분석결과를 종합하면 전체를 이해하려는 사고방식이 유행이었다. 산업화 시대는 정해진 도로를 누가 더 빨리 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문제를 해결하거나 과제를 추진하는 매뉴얼이 있었고,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에 대한 처방전이 있었다. 어떤 일을 추진하는 표준이 있었고 속도와 효율이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었다. 산업화 시대에는 주어진 일을 반복해서 기계적으로 누가 더 빨리 처리하느냐가 성과창출의 가치판단 기준으로 작용했던 시기였다.  

지식기반 사회, 글로벌, 디지털이라는 화두가 만들어가는 사회는 이제 과거의 변화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제 정해진 도로를 누가 더 빨리 달릴 수 있느냐가 중요한 시기가 아니라 남이 가진 않은 길을 가면서 답이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주어진 상황에서 최적의 답을 찾아 나서는 모험을 감행해야 되는 시기다. 도로에서의 속도경쟁이 아니라 길에서의 의미발견과 가치창출 경쟁으로 접어든 것이다. 도로는 빨리 가는데 목적이 있고, 길은 삶의 보람과 의미를 찾는데 목적이 있다. 도로는 방향과 목적뿐만 아니라 가는 방법도 이미 정해져 있다. 하지만 길은 얼마든지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기에 목적지에 도달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길을 가다 막히면 도로는 ‘정답’(正答)이 하나 밖에 없지만 길은 상황에 따라서 다른 답, 즉 ‘현답’(賢答)이 존재한다. 정답이 하나 밖에 없었던 시대였던 산업화 시대에는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고 추구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었다. 다른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 오늘날과 같이 답이 없는 시대에는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면서 이런 저런 시도를 하는 수밖에 없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스스로 답을 찾아나서는 모험을 감행하고 용기를 갖고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면서 도전하는 수밖에 없다. 

21세기가 요구하는 인재는 한 분야의 깊이 있는 전문성을 갖고 있는 전문가(specialist)로서는 역부족이다.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 것밖에 모르는 또는 전문적으로 문외한인 사람으로 전락될 수 있다. 한 우물을 파다가 자신이 판 우물에 매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가 직면하는 위기는 한 사람의 전문성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다. 전문적 지식을 깊이 있게 알고 있으면서 동시에 해당 분야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있는 지식을 폭넓게 알고 있는 무림지존이나 고수에 해당하는 사람(SG: Special Generalist나 GS: General Specialist)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깊게 알면서도 동시에 폭넓은 식견과 안목을 지니고 있기에 한 우물만 파는 속좁은 전문가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이들은 항상 인접 유관 분야의 전문지식과의 연계성 속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부단히 연마하기 때문에 다른 전문가와는 질적으로 다른 전문성을 갖고 있다. 이들이야말로 다양한 전문가와의 폭넓은 인적 교류는 물론이고, 다른 분야와의 학문적 경계 넘나들기를 즐기면서 색다른 지식융합을 부단히 시도하는 브리꼴뢰르형 인재다.  

브리꼴뢰르형 인재라는 말은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가 아프리카 원주민을 관찰하면서 만들어낸 용어다. 브리꼴뢰르라는 말은 전문분야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축적해서 실력을 쌓은 전문가라기보다 실전형 체험을 통해 해당 분야의 해박한 식견과 안목을 지니고 있는 실전형 전문가다. 브리꼴뢰르는 맥가이버처럼 부단한 학습을 통해 체득한 지식을 다양한 위기상황이나 문제 상황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전문성은 물론 통찰력을 체득하고 있는 임기응변적이면서 상황판단력과 추진력이 과감한 인간이다. 브리꼴뢰르는 다양한 기존 지식을 윱합시켜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는 제3의 지식을 자유자재로 창출해낸다. 깊이 없는 넓이는 가벼우며, 넓이 없는 깊이는 옹졸할 수 있다. 깊이가 전제된 넓이라야 의미심장할 수 있다. 따라서 브리꼴뢰르형 인재는 깊이가 전제된 넓이를 확산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 전문성 없는 융합은 어설픈 겉절이와 같기 때문이다. 기업의 신성장 동력이나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대부분의 히트상품도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들면서 인접 유관분야와의 접목을 시도하면서 창조된 작품들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음악·음향학연구소장인 거 왕(32) 교수는 세계 최초의 랩톱(노트북) 오케스트라, 모바일 오케스트라의 창안자이면서 동시에 그는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의 음악대 교수, 교육자이자 벤처 창업가, 프로그래머 겸 기타리스트다. 컴퓨터에 대한 깊은 전문지식 위에 다른 전공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융합,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창조해내는 그는 대표적인 브리꼴뢰르형 인재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기술이나 품질로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선언하면서 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남이 흉내낼 수 없는 독창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 1월 태블릿PC인 아이패드 출시 발표장에서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에 애플이 있다. 세계 유수의 IT 업체들이 기술을 앞세워 경쟁하지만 이를 압도할 힘은 인문학에서 나온다”고 역설했다. 사람의 무늬를 연구하는 인문학적 식견과 지식 없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IT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그의 신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벨상 수상자를 9명이나 배출한 Radiation Lab은 분야가 다른 전문가가 전공의 벽을 허물고 끊임없이 개방적으로 소통하면서 다른 분야와의 부단한 접목이나 융합 가능성의 모색한다. 이질적 분야의 다양한 지식을 이종결합시켜 새로운 창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가정용품을 만드는 P&G라는 회사는 인류학자를 채용해 주부들이 가정에서 자신들이 만든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사용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주도면밀하게 관찰, 신제품 개발과정에 반영한다. 인류학자의 통찰력과 제품개발자의 기술적 상상력이 만나는 접점에서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브리꼴뢰르형 인재를 육성하는 기업의 관심은 한국기업에도 예외는 아니다. 포스코는 외형적으로는 철강산업이라는 하드적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신입사원 교육부터 문(文)·리(理) 과목을 교차 학습할 수 있는 기회와 무대를 제공하면서 사람을 생각하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집중 육성한다. 시적 상상력과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철강 전문가가 되어야만 애플처럼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볼 수 있다.  

전문성 없는 융합은 어설픈 겉절이와 같다. 깊이 있는 전문성을 전제로 융합을 시도할 때 숙성된 김치 맛을 내는 새로운 창조의 꽃이 필 수 있다. 궁합이 맞아야 융합의 꽃이 필 수 있다! 궁합이 맞지 않는 아무거나 이것저것 섞으면 아무것도 안 나온다! 이처럼 한 분야의 깊이있는 전문성을 근간으로 독창성을 축적하고, 축적된 전문적 독창성을 근간으로 다른 전문성과 만나게 할 때 새로운 창조의 꽃이 핀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창조는 독창성으로 출발하지만 창조의 완성은 협동의 창의성, 즉 협창성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보유하고 있는 독창성만으로 세상의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전대미문의 창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질적 문명이 만나는 접점에서 새로운 문명의 꽃이 피었듯이 다양한 전문성이 만나는 교차지점과 무대를 만들어 독창성이 협동의 창의성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업은 여건과 기회, 문화와 시스템을 정비해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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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에서 교육공학으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Florida State University에서 Instructional Systems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즐거운 학습과 건강한 지식을 창조하여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을 5년간 경험한 후 현장에 현실이 있고 현실 속에 진실과 진리가 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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