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합격할 수 있을까요?”
<3수를 하는 것은 부모님의 뜻입니까? 아니면 아드님의 의지입니까?>
“반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사의 아들인 3수생은 처음엔 서울대, 그 다음은 고려대를 지망했다가 낙방했다고 했다.
올해는 전국 어디든 의과에 합격할 수만 있다면, 그래서 의사가 되어 아버지의 직업과 뜻을 물려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들의 명은 갑술(甲戌)년, 정묘(丁卯)월, 갑오(甲午)일, 기사(己巳)시. 대운 9.

의사가 되겠다는 꿈이 슈바이처의 정신을 본받을 것이라면 평생 공부한들 어떠랴.
그렇지만 아버지가 의사가 되어 살아보니까 편하고 안정적이고 돈 잘 벌기 때문에 아들에게 강요한 데서 시작된 것이라면, 더욱이 환자를 볼모로 장사하는데 열심히 살아왔다면 업을 지었다고 볼 수 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올해는 최악의 성적이 나올 것 같습니다. 갑오년이기 때문에 생일이 갑오라면 다 아는(아주 쉬운)것도 틀려서 좋은 점수를 얻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고2때까지(무진대운 중이므로)는 서울대 합격도 가능했겠지만 고3 올라오면서 운이 확 바뀌어 버려서 힘들어 진 것입니다. 임진(壬辰)년에 지방대학이라도 갔으면 가능할 수도 있었는데 아쉽군요.>
“아이구 어떡하나? 천재소리 듣던 아들인데……”

부모자리가 상관양인(傷官羊刃)에 해당하고 년월 지지는 묘술(卯戌) 합이 되니 조상지업이 상당히 중한 후손의 집안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아버지가 의사가 되면서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 해온 여자친구를 실컷 이용만 해먹고 버린 뒤 부잣집 딸과 결혼해 버렸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의사가 안되면 간호사가 되는 것은 어떻습니까? 병원 생활에 애착이 있다면……>
말을 가로 막으며
“뭐요? 싫어요.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하고 불같이 화를 내는 어머니.
태도로 봐서 아들을 낳기 전에는 부잣집의 공주였고 돈으로 능력 있는 남편을 사서 사모님으로 떠 받쳐져 살면서 안하무인 격으로 좌충우돌 해 왔지 싶었다.

아들은 명으로 볼 때 49세 생일이 지나야 발복하게 된다.
결혼 잘못하면 가정도 없다.
이러한 모든 것을 기사(己巳)시에 담고 있다.
불행을 향한 기운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아들의 불행을 막으려면 기운과 잘 맞는 해외에서 공부하고 「사주를 하나 더 만들어」 쓰는 것이 있지만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귀 막고 말 함부로 하면 착한 사람이 결코 될 수 없다.
착한 사람만이 성인(聖人)이 될 수 있는데 그 첫째는 귀와 입의 지혜로움이라 할 것이요. 그 둘째는 북방입수(北方壬水)를 지혜롭게 활용함인 것이다.

오로지 돈에 목숨 걸고 살아온 사람이나 의자(권력)에 매달려 살아온 사람의 그 밑바탕에 악랄하고 교활함이 깔려있다면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중죄를 짓는다고 볼 수 있다.
「의사가 되어야만 한다」는 부모의 욕망에 실려 다른 꿈은 전혀 꾸지 못하고 공부에 묶여 시간을 보낸 아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의사가 안되면 병원 경영학이나 병원에서 일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을 택했더라면 허비해버린 오랜 시간을 보다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까마귀 새끼가 까마귀일 뿐인 것은 짐승의 세계에나 있을 뿐인 것을……
사람이라면 「사람답게」가 먼저임을 깨우치고 살아야 할 것이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명리학을 연구하여 명리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무료신문 메트로와 포커스에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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