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뮤지컬 ‘닥터 지바고’를 보고 그 여운이 가시지 않아, 영화 ‘닥터 지바고’까지 보게 되었다. 소설도 장편이지만, 영화 역시 1, 2부로 나뉘어져 있었다.

러시아 혁명과 1차 세계대전, 2월 혁명 등 러시아 현대사를 관통하는 낯선 배경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역시 음악이다. 아직도 러시아 민속 악기인 발랄라이카의 ‘somewhere my love’의 음률이 내 귓가를 맴돈다.

파스테르나크의 유일한 장편소설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작인 『닥터 지바고』는 역사의격동기, 혁명의 혼란 속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야했던 주인공들의 삶을 웅장한 스케일로 그린 장편소설로 1901년부터 1953년까지 일어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파스테르나크는 20세기 들어 최대 사건인 러시아혁명을 배경으로 주인공 이름을 ‘생명’을 뜻하는 지바고로 부르면서 진정한 생명력에 대한 의미를 작품에 담고자 했다. 러시아혁명은 러시아인들에게 피해 갈 수 없는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휩쓸려 들어가게 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목숨과 사랑을 잃었다. 차르(러시아 황제)의 절대왕정과 레닌의 공산주의, 백군파와 적군파, 우파와 좌파, 귀족과 평민, 지주와 노동자 사이의 전쟁이었으나 혁명은 두 계층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의 삶과 사랑까지도 파괴했기 때문이다.

간략하게 스토리에 대한 언급을 하겠다.

8세의 나이에 고아가 된 유리 지바고는 그로메코 가에 입양되어 성장한다. 의사가 된 그는 그로메코 가의 딸 토냐와 장래를 약속하지만 운명의 여인 라라와 마주친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한 라라는 어머니의 정부 코마로프스키에게 정조를 빼앗기고, 원치 않는 관계가 지속되는 데 환멸을 느끼고 새해 전날 밤 무도회장에서 코마로프스키에게 총을 겨눈다. 이를 지켜본 유리는 다시 한 번 그녀에게 호기심을 느끼지만 사라져 버린 그녀를 뒤로한 채 토냐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다. 2년 후. 혁명가인 연인 파샤와 결혼한 라라는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고 이에 상처받은 파샤는 군에 입대한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군의관으로 참전한 유리는 남편을 찾아 종군간호부가 된 라라와 우연히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전쟁터에서 함께 보내면서 사랑에 빠지지만 전쟁 후 유리는 모스크바로, 라라는 고향 유리아틴으로 떠나면서 이별하게 된다. 전쟁은 끝났지만 혁명정부가 수립된 러시아에서 더 이상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유리와 그의 가족은 토냐의 고향인 유리아틴으로 떠난다. 라라가 유리아틴의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유리.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도덕적 양심 때문에 그녀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했던 그는 운명의 이끌림을 거역하지 못하고 라라를 찾아가고,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토냐와 라라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하던 유리는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빨치산 간사가 된 파샤의 지시로 빨치산 캠프로 끌려가 그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빨치산들과 함께 생활하는 동안 자신의 끔찍한 모습을 깨달은 유리는 그곳을 벗어나는데 성공하고 다시 라라의 곁으로 돌아온다. 그 사이 유리아틴은 적색파가 통제하고 있고, 유리의 생사를 알 수 없었던 그의 가족은 이미 러시아를 떠났다. 이제 단 둘뿐인 유리와 라라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지만, 유리는 라라를 지키기 위해 그녀를 곁에서 떠나보낸다.

두 사람은 누가 뭐라고 해도 절절하게 사랑하고 그리워한다. 급작스럽게 사랑에 빠진 듯 보이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쉽게 자신들의 사랑을 인정하진 않았다. 서로에게 배우자가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남편인 파샤를 찾기 위해 전장으로 왔던 라라는 유리를 외면한 채 유리아틴으로 돌아가려 한다.

이 때 두 사람은 사랑하는 여자에게 마음도 전하지 못하고 죽은 얀코의 편지를 읽고 애절한 키스를 나눈다. 하지만 둘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그 사이 급변한 시대는 가족들과 평화롭게 살고 싶었던 유리를 괴롭힌다. 그리고 운명처럼 그는 가족들과 함께 라라가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된다. 기나긴 시간 동안 유리는 이끌리듯 라라를 만난다. '제도를 뛰어넘는 거대한 사랑'은 모든 것을 감내하는 토냐에게 발견된다. 남편의 외도를 알면서도 끝까지 '예술가의 사랑'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몸부림에 자연스레 눈물을 자아낸다.

 

유리의 입장에서는 도덕성과 열정 사이에 괴로워하고, 유리의 마음엔 라라가 있었던 것이다.
세속적인 이야기로 간통이지만 당사자에겐 로맨틱하고 감성적이며 아름다운 사랑인 셈인 것이다.

어지럽고 불안정한 혁명기의 러시아 사회를 ‘닥터 지바고’를 통해 엿볼 수 있음을 물론이고, 마음이 이끌려서 만들어내는 또 다른 인연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끔 만든 작품이었다.

많은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소재, 배경 등의 주제가 하나같이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을 보면, 사랑은 우리 인생의 가장 화두임에는 틀림없다. 빅토르 위고는 이런 말을 했다.

‘삶에 있어 최상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 받고 있다는 확신이다.’

소포클레스 왈, ‘삶의 무게와 고통에서 자유롭게 해 주는 한마디의 말, 그것은 사랑이다.’

라는 말에 다들 깊이 공감하리란 생각을 해본다.

 

아나운서 이서영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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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내커 칼럼니스트 이서영
-프리랜서 아나운서(SBS Golf , YTN, ETN, MBC,MBC SPORTS, NATV, WOW TV 활동)
-국제 행사 및 정부 행사 영어 MC
-대기업 및 관공서 등에서 스피치, 이미지 메이킹 강의
-국민대, 협성대, 한양대, 서울종합예술학교 겸임 교수 및 대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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