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의 1
4분의 1
6분의 1
이 분수들을 보면
1에 해당하는 부분은 일부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반대로 나머지에 해당하는
3분의 2
4분의 3
6분의 5
이 경우의 수자는 일부가 아니라 대부분에 해당할 것이다

전철을 타고 가다 보면
전력공급방식이 달라지는 곳이 있다
지하구간은 직류를 쓰고
지상구간은 교류를 쓰기 때문에
이 두 구간이 만나는 곳은 일정한 거리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고
열차가 달리던 관성의 힘으로 간다
이 구간을 달릴 때에는 전동차에 일체 전기가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축전지의 힘으로 꼭 필요한 실내등과 운전에 필요한 전기만 아껴 쓰게 된다
이제 문제가 별로 되지 않는 문제 하나를 제기한다
전동차 한칸에는 모두 24개의 형광등이 있다
전력공급방식이 바뀌는 지점을 지나기 전에
전동차를 운전하는 기사가 안내방송을 해 준다
대충 내용이 이렇다
<전력공급방식 변경으로 인하여 잠시후 일부 전등과 냉난방장치가 꺼지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전등이 꺼지고 냉난방장치도 꺼진다
그런데 꺼지는 전등의 수가 문제이다
전등이 두 줄로 되어 있기에 짝수로 꺼지고 켜지게 되어 있다
켜져 있는 전등의 수를 세어 보았다
전동차의 축전지 전기용량 때문인지
운전기사의 재량 때문인지는 몰라도
켜지는 전등의 숫자는 그때 그때 달랐다

가장 적게 켜져 있을 때에는 4개
보통이 6개 많아봐야 아주 가끔 8개였다
이들 숫자를 분수로 표시하면
3분의 1
4분의 1
6분의 1 이다

대부분의 전등이 꺼지는데
전동차 운전기사는 일부 전등이 꺼진다고 안내한다
물론 수학적으로는 전부가 아니면 모두 일부라고 말한다
그러나 전철 승객은 평범한 시민들이다
그들에게 3분의 1, 4분의 1, 6분의 1은 분명 일부이다
이제 문제를 제기한다
지하철공사는 방송내용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야 옳지 않을까?

<전력공급방식 변경으로 인하여 잠시후 대부분의 전등과 냉난방장치가 꺼지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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