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꽃엽서] 닻꽃, 대극, 대나물, 대반하, 대사초, 대상화

닻꽃

내가 부평초처럼 떠도는 신세인 것은
내가 유난히 바람을 잘 타서가 아니다
너에게 닻을 내리고 쉬고 싶은 나를
네가 눈감고 외면하고 밀어내기 때문이다


대극

내가 만일 변하여 독하게 된다면
네가 미워 널 아프게 하기 위함이 아니다
아무래도 너를 미워할 수 없는 유전 같은
너무도 미운 내 스스로를 꺾기 위함이다


대나물

대나무를 닮아 올곧다지만 유전일 뿐이다
안개꽃의 사촌이라지만 날 찾는 이는 없다
어차피 길들여지고 개량되고 변하지 않으면
길 가다가 스쳐 지나는 사람처럼 의미가 없다


대반하

작은 녀석이 제법 야무지다
단아하고 당당하고 날렵하다
세상을 헤쳐나가는 꼭 너 같은데
귀엽게만 보았다가는 큰코 다친다


대사초

마음에 혹해 신기한 듯 다가섰다가
점점 하는 모습 보고 에이! 아니잖아
누가 뭐랬나? 난 아무 말 못했다
네가 가도 와도 나는 아무 말 못한다


대상화

우리 꽃이 아닌 것도 같고
우리 이름이 아닌 것도 같고
예쁘기는 예쁜데 마음에는 쏙 드는데
내 사람이 아닌 것도 같고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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