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오케스트라 라는 말

이십여년 전 쯤
일본에서 유행하여 곧바로 우리나라에도 들어왔던 것
8 트랙짜리 음악테이프
애기용 도시락을 반으로 켠 크기의 음악테이프 속에 노래가 네 곡 들어있다
그 테이프를 틀 수 있는 기계가 가라오케이다
선택스위치를 돌리면 1,2,3,4, 곡이 바뀐다

서른 조금 넘어서인가
친구가 망하여 먹고 살길이 없어서
어찌어찌하여 작은 술집 하나를 차렸다
거기에 들여놓은 기계가 가라오케이다
테이프도 200 개를 사서 800곡을 들을 수 있게 했다
그 당시 유행하던 대중가요는 거의 들어가 있다
나중에 그 집도 문 닫고 그 기계와 테이프를 계속 갖고 다니다가
마음이 변해서 몽땅 버렸다
안 버렸으면 골동품이 되어 사람들이 신기했을 것이다
엠피쓰리가 지천인 요즘 누가 이 세상에 가라오케를 찾으랴마는
테이프를 통해 나오는 음악소리는 아날로그의 또다른 맛이 있었는데.....

세월이 가면 모두가 변한다는 것
변하더라 변하더라 모두 변하더라
이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없단다
네가 지금 가지고 있는 그 것
영원할 것이라 여기지 말고
있을 때 최선을 다해 즐기면 될 일이다

영원할 것 같던 가라오케 시대도 가고
골동품처럼 가지고 갈 것이라던 가라오케도 버리고
세월도 가고 사람도 가고 사랑도 갈 것이다
가는 것에 집착하는 안쓰러움보다는
지금 있는 것에 행복을 느끼며 살 일이다
내 인생이 가라냐 참삶이냐 새삶이냐 그거 따질 게 못 된다
가ㅣㄹ그냥 지금 이 형편 이대로 여기에 만족하며 즐기며 살 일이다

하나 남은 소형가라오케와 두개만 기념으로 남긴 테이프 사진을 올려본다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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