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동안 산자고라는 야생화를 찾아서
천마산 골짜기를 헤매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나오는 길목
오후 햇살을 받은 채 거기 엄청나게 큰 꽃나무가 나를 맞아주고 있었다
꽃잎마다 역광을 머금어 화사한 색감이 너무 환상적이었다
카메라를 들이대고 두어장 찍다가  느낀 점
<근데 재는 왜 저렇게 많은 꽃송이를 달아야 하지?>
이유가 뭐니 ?   너무 많잖니 !

스스로에게 던진 멍청한 질문이지만
스스로 대답은 똑똑하게 해야만 한다
나무가 크니까 그렇다.
저 나무도(누군가 살구나무라고 했다)  작았을 때에는 꽃송이가 적었다
모든 생명체는 크기나 세상 살아온 이력에 비례해서 영광이나 꽃송이가 많은 것이다
종족보존의 본능이라는 조물주의 큰뜻이다
너는 일년에 셀 수도 없이, 열매도 맺지 못하는 씨를, 한번에 수억개씩 만들지 않더냐
재는 고작 일년에 수만개뿐이다

대답이 여기에 이르자 다른 질문이 떠올랐다
재는 자신의 종족보존의 본능을 알고 있을까?
그러는 너는 너에게 주어지는 운명의 뜻을 알고 있느냐
나무는 그걸 모른다
다만 나무는 자기에게 주어지는 유전자의 지시대로 따를 뿐이다
그럼 왜 나무는 저렇게 많은 꽃을 달아야 하나
그 유전자의 지시의 이유는 누구의 작품인가
그것은 조물주의 큰뜻이다
그렇다면 왜 꽃이 저렇게 아름다워야 하나
그것은 그 꽃을 보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함이 아니다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단 하나  수정을 도울  벌나비를 부르기 위함이다
저 나무는 조물주의 큰뜻에 따라서
자신도 그 의미를 모른 채
그 많은 꽃을 피우는 것이다

그럼 조물주의 큰뜻은 과연 무엇인가
이 세상을 무성하게 하려 함이다
서로 한데 어우러져 한치의 오차나 빈틈도 없이
이 세상을 빼곡하게 번창하고 아름답게 하려 함이다
이 세상 모든 생물들을 보라
모두 자기에게 맞는 최선의 방법으로
자기 이외의 모든 다른 생명들과 함께
어우러지고 경쟁하고 도와주고 영향을 주고 받으며 얼크러설크러 살아가고 있다

조물주의 큰뜻이다
세상만물이 한데 어우러져 더욱더 무성하고 번창하고 이 세상에 가득하게 아름답게 꽉  차는 일
그것이 이 세상만물을 만든 조물주의 큰뜻이다
내가 이렇게 지금 여기 이렇게 살아가는 그 이유 하나는
조물주의 큰뜻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 세상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다  이 큰뜻을 벗어날 수 없다
벗어나려기보다는 오히려 감사하며 아름답게 그리고 열심히  더욱 애쓰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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