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젓독 또는 독의자

입력 2009-01-01 08:43 수정 2009-01-01 08:44





































 

양수리 세미원 한쪽 귀퉁이 나무 그늘 아래
사진과 같은 것들이 주욱 흩어져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옛날  많이 보던 새우젓독이었다
새우젓독은 높이가 어른 무릎과 허벅다리 중간쯤 되며
홀쭉하고 가름한 모형이다
옛날에는 새우젓이 많이 쓰였고
장독대 한 귀퉁이에는 늘  새우젓독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 새우젓독!! 
반가워서 더 가까이 가보니 이런 !!
구멍이 뻥 뚫린 새우젓독도 있었다
이게 웬일이지?






































독을 자세히 보니 일부러 동그랗게 오려낸 것이다
이상하다
왜 그랬을까?
찬찬히 살펴보니 새우젓독보다는 아가리가 조금 더 넓었다
그래 새우젓독은 아가리가 더 좁고 기름했다
한참을 보던 나는 그 독의 용도를 알았다
의자였다
나무 그늘에 시원한 독의자를 만들어 사람들이 앉아 쉬게 만든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왜 어떤 것은 구멍을 뚫고 어떤 것은 구멍을 뚫지 않았을까?
구멍을 뚫은 것은 치질환자나 여성들이 앉으라는 것인가?
아무리 곰곰 생각을 해봐도 이유를 모르겠다
모두들 똑같은 모양이어야 이해가 되고 그 이유를 알던 나로서는
어떤 독은 구멍이 뚫리고 어떤 독은 구멍이 안 뚫린 이유를 알 도리기 없었다


































 



나무그늘  독의자에 앉아 한참을 쉬던 나는 무릎을 탁! 치며 깨달았다
< 그래! 도공이 그냥 그렇게 만들고 그렇게 배치한거야 >
마음이 자유로운 도공은 앉아 쉬는 독의자만이라도 자유롭게 만들고 싶었다
틀에 박힌, 정형화된, 똑같은 독의자보다는 어떤 것은 조금 크고 어떤 것은 조금 작고
어떤 것은 구멍을 뚫고 어떤 것은 구멍을 안 뚫은 것이다
그러고 보니 여러 개의 독의자들이  조금씩 달랐다
유악이 반짝거리는 놈, 키가 큰 놈, 아가리가 넓은 놈, 구멍이 뚫린 놈
바람이 산들 불었다
아! 그래!
왜 만물이 다 똑같아야만 된다고 생각을 했지?

 

다 다른 것이다
다 다르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내가 남과 다르듯이 남도 나와 다른 것이다
다르다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다르다는 것은 자유롭다는것이다
자유롭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나와 다르다고 적이 아니다

 

2009년
올해에는 나와는 조금씩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은 품고  이해하며 사랑하며
함께 어우러지는 한해를 만들고 싶다
너와 내가 다르면서 같고 같으면서 또  다른
자유로운 세상이 정말 아름다운 세상임을 알리라
그런 세상을 만들려고 애쓰리라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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